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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어르신 남는 방 공유 '한지붕세대공감' 상시 모집

1실 최대 100만원 이내 환경개선 비용 지원…올 들어 계약건수·문의 대폭 늘어

입력 2023년03월20일 17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학했던 김고운(22) 씨는 4학년이 되면서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학교 근처 자취를 알아보다 ‘한지붕세대공감’을 알게 돼 2월 사당동 한 아파트에 입주했다. 최근 함께 사는 할머니와 가까워져 대화를 자주 나누는데 김 씨는 취업, 연애, 결혼 등 고민을 많이 털어놓는다. 졸업을 앞두고 불안하지만 할머니의 따스하면서도 현실적인 조언 덕분에 늘 큰 용기를 얻고 있다. 지난주에는 새벽에 택시를 타고 나가 보셔야 하는 할머니께 택시 호출앱 이용방법을 알려드리기도 하는 등 두 사람은 서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한지붕세대공감에 만족하며 잘 지내고 있다.

 

# 자녀가 출가한 뒤로 방 2칸을 6년간 비워뒀던 이상엽 씨는 늘 적적했다. 지난해 이웃이 한지붕세대공감을 소개해 줘서 잠시 고민해 봤지만 선뜻 결심이 서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조카가 서울로 와 함께 지내게 됐는데 일 마치고 돌아왔을 때 불 켜진 집이 너무나 반갑게 느껴졌다. 이 씨는 조카가 나간 뒤 한지붕세대공감에 참여해 대학생과 함께 지낸 지 1년 정도 됐다. 학생과 인사 정도만 하고 지내지만 한 집에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안정감이 커 이 씨는 앞으로도 한지붕세대공감에 계속 참여할 생각이다.


 

서울시는 주택 내 남는 방을 소유한 어르신이 대학생에게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한지붕세대공감사업에 참여할 어르신과 대학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신청은 연중 상시 가능하며, 참여 희망자는 각 자치구 담당부서로 문의하면 된다.

 

한지붕세대공감사업은 서울 시내에 주택을 소유한 어르신과 대학생을 연결, 대학생에게는 저렴한 거주공간을 제공하고 어르신은 남는 방을 활용해 소액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주거 공유 사업이다. 한지붕세대공감사업은 대학생의 경우 보증금․관리비가 없고, 임대료도 주변 시세 절반 수준이어서 주거비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으며 어르신의 경우에도 임대료 수입, 주택 환경개선 비용 일부 지원 등 혜택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 등을 얻을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자택에 남는 방이 있는 어르신이 구청에 전화 신청하면 담당자가 주택을 방문, 간략한 인터뷰와 함께 주택 상태에 따라 벽지․장판 교체 등 1실 당 100만 원 이내 환경개선 공사비용을 지원받게 된다. 사업참여를 원하는 대학생도 구청을 통해 신청하면 원하는 지역․주거유형에 맞춰 주택을 중개받아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서울 시내 한지붕세대공감 계약만 총 34건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작년 한 해 전체 계약건수(66건)에 비해 사업 참여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년여간 대학가에 비대면 강의가 보편화되면서 한지붕세대공감사업이 주춤했지만 최근 대면수업이 다시 활성화되고, 주거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대학이 몰려 있는 자치구를 중심으로 학생 문의가 늘고 있다.

 

올해 2월 사당2동에 위치한 아파트에 입주해 어르신과 함께 살고 있는 대학생 김고운(22) 씨는 “개인 공간이 보장되면서 기숙사․고시원보다 넓고 쾌적한 주거환경, 편의시설 등이 큰 장점”이라며 “또 보증금이 없어도 되기 때문에 부모 지원 없이 자력으로 독립할 수 있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12월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진행한 ‘세대교류형 주거실태와 정책과제’ 연구에 따르면 한지붕세대공감사업은 경제적 효과 외에도 어르신과 대학생 모두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결과, 어르신은 학생과 함께 활동을 함께하지는 않더라도 주거공간을 공유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정감을 느꼈으며, 대학생 또한 부모와 떨어져 독립하면서 느낄 수 있는 외로움, 안전에 대한 불안감 등이 줄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어르신과 대학생이 주거공간을 공유하면서 얻는 경제적·심리적 안정 덕분에 한지붕세대공감 사업이 큰 호응과 공감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확대해 나가기 위해 사업을 지속 보완 및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박인수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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