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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수술 후 갑자기 폭력성을 보이는데 치매일까요?

섬망이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어

입력 2019년05월06일 18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 혼자 사는 아버지는 치매진단을 받은 적이 없으십니다. 평소 혈압이 높은 편인데 약복용을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10년 전 좌측 뇌출혈로 진단받은 적이 있었고 오른쪽에 마비증상이 있습니다. 사흘 전에 뇌혈관에 꽈리가 있다고 해서 묶어주는 수술을 받고 지금은 입원중이십니다. 10년 전 뇌출혈 이후 오른쪽에 반신마비 증상이 있으나 기억력이나 판단력에는 문제없이 잘 생활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번 수술 이후에는 계속 했던 말을 반복하시고, 입원실에서 수액 줄을 전부 뽑아버리거나 간병인에게 소리를 지르는 등 예민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시는데 혹시 치매가 온 걸까요? 그렇다면 퇴원 후에 혼자 두는 것은 안 될 것 같고 지금 형편으로는 같이 살기는 어려운 형편인데 어떻게 하면 좋은가요?


 

A 기존의 기억력이나 지남력 등 초기치매증상이 전혀 의심되지 않았던 분들이 수술 후에 갑자기 이런 행동문제나 기억력의 문제를 보인다면 치매보다는 섬망일 가능성이 높고 수술을 받은 지 3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섬망이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치매는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서 계속 진행이 되는 반면에 섬망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고 유발원인이 비교적 뚜렷합니다. 수술을 했다거나 약을 과용했다는 유발원인이 있고, 인지기능이 계속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람을 알아봤다가 못 알아보는 변동이 있게 됩니다.

 

유발원인이 수술을 한 경우는 몸 상태가 회복되면 섬망도, 인지기능도 같이 호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섬망 지속기간이 좀 길어서 길게는 3개월 이상 갈 때도 있습니다. 문제는 섬망의 심각도나 지속기간이 원래의 뇌 상태와 관련이 높은 편입니다. 아버님의 경우 10년 전에 뇌출혈이 있었기 때문에 동년배의 다른 분들에 비해 뇌가 섬망에 더 취약할 수 있고, 그래서 섬망 증상이 더 심하거나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섬망은 비약물적인 환경요법으로 많이 호전이 되는 편인데 예민하거나 공격적인 모습이 심하거나 낮밤이 바뀌어져도 도저히 밤에 잠을 못 주무신다면 담당의와 상의해서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비약물적인 환경요법은 낮에 혼동을 보이셔도 깨어있게 하시고, 계속 대화를 시도해보고, 익숙한 사람이 자주 왔다 갔다 하면서 지금이 며칠인지, 여기가 어딘지, 내가 누군지 시간과 장소, 사람에 대해 자주 알려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담당의가 산책이나 활동을 해도 괜찮다고 하면, 가급적 낮에는 병동 안을 계속 걸으시거나, 야외산책이 허용이 되면 야외산책을 계속 하면서 낮밤이 바뀌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섬망에서는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섬망은 점차 호전이 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호전이 되는 것 같다가 갑자기 악화되는 것은 다른 새로운 신체상의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담당의와 상의하면서 증상을 살펴보십시오.

 

또한 치매에 섬망이 합병된 경우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수술을 받기 전 치매를 의심할 만한 증상이 전혀 없었다면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인지기능이 좀 떨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약간 걱정하던 상황에서 섬망이 나타난다면 섬망 이전에 서서히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평가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평가 시점은 섬망이 급성으로 심한 경우는 검사를 해도 결과가 안 좋게 나오기 때문에 급성기 섬망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된 이후에 치매에 대한 평가를 받는 것을 권유합니다. 섬망이 계속 조절이 되지 않고 집에서 혼자 계시기 어려운 경우에도 재활치료가 가능한 요양병원에 계시는 것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섬망이 심해지면 밤에 나가거나 넘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편, 급성 섬망상태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 판정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섬망이 안정이 된 다음에 신청해서 등급을 받으시고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활용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글=김성민 기자(sm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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