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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품은 손주들…교훈과 감동 ‘무릎교육’

이야기할머니 사업, 아이들 창의력·가치관 형성 도움…인성교육 부활

입력 2015년12월17일 18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난 시간에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 기억하나요?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빨간 요술 바가지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서울 서초구 육영유치원에 서현정 이야기할머니(60)가 나타나자 아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할머니 품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열댓 명 정도의 아이들이 손을 번쩍 들면서 엉덩이를 들썩이며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보챘다. 이야기할머니는 똘망똘망 눈망울의 아이들을 바라보며 정성껏 준비해온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아이들은 할머니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나무꾼, 토끼, 호랑이 등 전래동화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기울였다.

 

지난해부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로 활동 중인 서현정 씨는 매주 유치원에 방문해 자신의 친손주처럼 아이들을 보듬는 무릎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서 씨는 전래동화의 교훈과 감동을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마디 한마디 정성을 담아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사진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이야기할머니는 한국국학진흥원이 지난 2009년부터 구연에 소질이 있는 만56~70세 이상 여성들을 선발해 유아보육기관에 강사로 파견하는 사업이다. 할머니가 무릎에 손자를 앉히고 이야기를 들려줬던 조손 교육을 현대적으로 부활하자는 취지다.

 

선발된 이야기할머니들은 경북 안동의 국학진흥원에서 신규 교육과 서울과 대구, 부산, 대전, 광주, 제주 등 광역별로 월례교육 등 연간 70여 시간의 교육을 거쳐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활동하는 할머니들에게는 소정의 수업료 등이 지급된다.

 

2,000여 명의 이야기할머니들이 전국 5,525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찾아가 36만여 명의 유아들에게 우리 조상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세대간 교류의 폭을 넓히고 어르신의 사회 참여와 삶의 활력을 높이는 효과를 확산하고 있다.

 

2013년 활동교육을 받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이야기할머니 수업을 진행한 서 씨는 숲해설가, 전래동화구연가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제 손주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시작한 것이 횟수로 3년째네요. 걱정이 많았는데 친구가 권유를 해서 용기를 내어 원서를 넣었죠. 노년에 좋은 일 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잘 따라줘서 덕분에 많은 손자, 손녀들을 얻게 됐어요. 마음으로 품은 아이들이니 만큼 인성교육에도 더욱 신경을 쓰려고 해요.”

사진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이야기할머니 사업은 이야기를 통해 조손 세대의 문화를 공유하고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할머니들이 삶의 의미와 자긍심을 되찾게 해주고 아이들에게는 올바른 인성을 심어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410월부터 20151월까지 기관장과 교사,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야기할머니사업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아교육기관의 교사와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의 인성 교육을 중시했던 홍현옥 육영유치원 원장은 이야기할머니가 유치원에 직접 방문해 아이들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오늘날 아이들에게 필요한 인성교육의 첫 걸음이라 생각했다. 이야기 들려주기 활동이 아이들의 언어 발달과 지능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도 도움을 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홍현옥 원장은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됐다침착하게 수업을 듣는 태도부터 생활습관까지 달라졌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들은 매주 전국의 어린이집·유치원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들은 친손주 대하듯 아이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으며 많지 않은 보수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면서 사라져 가는 인문가치를 되찾아 주고 있다.

 

서현정 씨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이야기할머니 사업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요즘 아이들은 눈만 뜨면 스마트폰, 게임, 비디오 등에 너무 많이 노출돼 책을 읽을 기회가 적잖아요. 우리 세대는 누구나 어릴 적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옛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선현들의 미담을 통해 예절과 지혜 등을 배울 수 있었죠. 우리 아이들이 예절이나 생활규범 등을 익힐 수 있도록 이야기할머니 사업이 지속됐으면 좋겠네요.”

 

우리 선현들의 미담을 전하는 이야기할머니들은 자라나는 아이들이 전통문화의 가치와 지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이루어지던 인성교육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아이들이 가정의 소중함과 올바른 인성의 지혜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 앞으로도 확대되길 기대한다.

신호숙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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