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지 않아서 더욱 주옥같은 날들, 이 시대의 평범한 어르신들의 담담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서울 성동구는 지난 14일 구청 3층 대강당에서 자서전 쓰기 참여 어르신 16명과 그 가족이 함께하는 뜻깊은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이번에 출간된 ‘삶이 노래가 될 때’ 자서전집은 지난 5월부터 진행한 성동구 어르신 자서전 쓰기 교실에 참여하셨던 16명의 어르신들의 성장과 가족, 사회 활동 등을 에세이, 시, 기행문 등의 형식으로 담은 책이다.
△치매와의 동거 십 년(김광자) △칼국수, 국제결혼(김영숙) △이렇게 살려고 태어났는가?(김탁중) △연평도 사연 1·2, 2008년 어느 날, 민족의 소통과 통일, 후손을 위하는 길(박상영) △늦깍이로 행복을 만나다(박재성) △차마고도를 다녀와서(박후걸) △감나무가 있는 마당, 외로움과 고달픔을 승화시켜준 봉사의 힘(손병순) △아프리카 도전기(안병균) △광주댁 사연(오선우) △시계 이야기(유옥자) △콩깍지 (유정희) △꿈, 절망에서 희망으로(이명희) △어디서 뭐 해?(이수연) △봄날의 옥상, 봄일까? 여름일까? 이런 일 있었지(이원자) △다 빠진 내 치아(한용섭) △광릉 수목원에서, 별명이야기, 제발 살아오세요(홍년조) 등 총 31편이 실렸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원자 어르신(70세)은 “성동구에 살길 정말 잘 한 것 같다. 가족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들었던 어려웠던 시절과 그때의 추억을 정리하며 정말 흐뭇했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홍연조 어르신(78세)은 “부족한 글이나마 몇 구절 적었는데 작가라는 명칭을 붙여줘 가슴이 벅찼다. 또한 자서전 출판 기념회에 가족 모두가 축하해주니 더없이 행복하고 뜻깊은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출판된 어르신 자서전집 ‘삶이 노래가 될 때’는 성동 책마루와 관내 구립도서관에 비치, 지역 주민들과 공유해 삶의 지혜뿐 아니라 시대상과 생활상을 조명해 보는 자료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한국전쟁부터 해방까지 어르신 한분 한분의 인생은 살아있는 역사”라며“특별한 사람만 자서전을 쓰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 누구라도 자신의 삶을 자서전으로 남길 수 있다. 자서전 출판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글=신호숙 기자(smkim24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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