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이 10일, 100세 이상 인구의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한 정책자료집 ‘대한민국 호모 헌드레드의 삶과 과제’를 발간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호모 헌드레드’라는 새로운 용어로 이러한 고령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2000년 이후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서는 국가가 등장하고 그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별한 질병과 사고가 없다면 대부분이 100세를 사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수년 내로 고령자 인구가 전체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2018년 주민등록인구기준 100세 이상의 인구도 4,700여 명에 이른다.
보고서는 전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빠른 고령화 속도로 인해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국내에서 100세 이상 인구의 삶을 경제적 측면, 건강측면, 사회안전망 측면 등으로 세분화해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대한민국 100세 이상 노인의 평균자산은 1,712만 원이며 평균소득은 33만7,000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상위 1% 미만, 30명 내외의 자산과 소득을 가진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숫자일 뿐, 절대다수는 자산과 소득이 없는 상태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주택연금, 사학연금 등의 수급자가 채 100명이 되지 않고 있다.
결국 이들은 정부의 기초연금이 유일한 소득이다. 또한 주로 만성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입원을 기준으로 한 다빈도 질병 중 치매가 1위일 정도로 치매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랜 질병으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고, 의료 및 요양시설에 장기간 입소함으로서 사회로부터의 소외로 인한 문제의 가능성도 제기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돌볼 후견인제도를 비롯한 사회적 안전망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대한민국의 100세 이상은 경제적인 빈곤과 신체적 질병, 정신적 질병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부문별로 문제점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경제적인 부문에서 다른 소득 및 근로가 불가능한 초고령자의 유일한 소득인 기초연금의 개혁을 제시하고 있다. 자산보다는 소득의 증가가 필요하며 유일한 소득인 기초연금의 수급대상과 수급액 등에 변화가 있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건강검진 서비스의 이용이 저조한 현상과 관련해 질병의 예방 및 초기치료가 힘들다는 점을 이유로 건강검진 서비스 수검률을 제고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치매가 주요한 질병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들의 재산과 소득을 보호하기 위한 성년후견제도의 문턱을 낮출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김승희 의원
이 같은 주요한 문제와 시사점 외에도 자동차를 비롯한 자산을 가진 100세 이상의 노인 중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가 치매질환자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실제 운전여부에 대한 관리와 운전가능여부에 대한 검사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지금까지 경제적․신체적 건강에 밀려 후순위에 있었던 ‘노인의 남은 삶을 결정할 권리(연명의료, 장기기증, 호스피스)’가 존중받고 확대되는 방향으로 제도의 개선과 정책의 노력이 필요하다 점, 100세 인구의 70% 이상이 거주불명자로 이들에 대한 파악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 역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하고 있다.
김승희 의원은 “보고서가 호모 헌드레드의 삶을 경제·건강·복지 등 다방면에서 고찰하고 개선점을 찾음으로써, 행복한 호모 헌드레드의 삶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아울러 이를 통해 장수가 재앙이 아닌 축복받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글=박인수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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