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가 지역 어르신들의 추억이 오롯이 담긴 물건과 이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고 지난 삶에 대해서도 들려주는 영상자서전을 제작, 온라인으로 공개해 화제다.
‘모든 인생은 그 자체로 소중하고 의미가 있으며 기억할 가치를 지닌다’라는 마음을 담아 추진하게 된 이번 영상자서전 제작은 ‘2021 지역문화진흥사업 N개의 서울’의 일환이다. 대학로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연극인과 관계자들의 모임인 대학로愛, 대학로人네트워크가 주관했다.
영상은 총 일곱 편으로 구성돼 있으며, 종로문화재단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이달 4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중이다. 20일까지 총 네 편을 업로드했다. 이를 위해 구에서는 앞서 지난해 10월, 자신의 삶을 영상에 녹여내 기록하길 희망하는 주민들로부터 참여 신청을 받은 바 있다.
첫 번째 영상자서전은 1972년 서울에 올라와 창신동과 평화시장 등에서 일하며 치열하게 살아온 김평연 어르신의 사연을 소개한다. 연애시절에서부터 일을 마치고 누울 공간도 부족했지만 새벽 내내 아내와 잣을 까며 행복했다던 이야기 등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두 번째 편의 주인공은 이화동에서 40년 동안 떡 방앗간을 운영해 온 김동호 어르신이다. 수십 년간 새벽에 일어나 정성스럽게 떡을 만들고 수많은 잔칫집에 기쁨을 선사하며 자식들을 길러낸 사연은 물론 가족을 향한 사랑이 담긴 영상편지도 만나볼 수 있다.
세 번째 영상자서전에는 충신동 김옥 어르신이 등장한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서울 종로구가 또 다른 고향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오랜 시간을 가족처럼 함께해 온 재봉틀에 얽힌 이야기가 펼쳐진다.
네 번째 편은 종로에서 무려 50년 넘게 거주중인 송대섭 어르신을 소개한다. 새집을 장만했을 때의 소감, 자신을 꼭 빼닮았다는 둘째 아들로부터 선물 받아 귀하게 간직 중인 시계에 대한 사연을 한 편의 영상 안에 녹여냈다.
구 관계자는 “지역 어르신들의 보석 같은 지난날에 주목하고 삶의 의미를 찾고자 시작하게 된 사업”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달 말까지 일곱 편 모두를 종로문화재단 유튜브에 업로드할 계획”임을 전했다.
글=신호숙 기자(smkim24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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