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롯데마트 송파점 무인 계산대 앞. 긴장된 표정으로 키오스크 앞에서 채소와 과일을 계산한 김 모(75세)씨는 “이제는 뒤에 사람이 기다리고 있어도 위축될 필요가 없겠다”라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 이어 그는 “오늘 실습에서 바코드가 없는 물품까지 계산해 봐서 앞으로 점원 도움도 필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울 송파구가 키오스크 앞에서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을 위해 ‘느린 키오스크 캠페인’을 시작하고, 키오스크 사용 현장실습을 이어간다. 구는 노인들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 키오스크 교육을 넘어 이들이 마음 편히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6월 13일 서울디지털재단이 발표한 ‘서울시민 디지털역량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 59.6%가 키오스크 이용 중 어려움을 겪었으며, 그 이유로 53.6%가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를 꼽았다.
이에 구는 노인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천천히 하셔도 괜찮아요’ 느린 키오스크 캠페인>을 한 해 동안 추진한다.
캠페인은 노인 수요를 반영해 대형 마트, 복지관 주변 매장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키오스크 중 일부를 ‘느린 키오스크’로 지정한 후 캠페인 홍보물을 부착해 이용자들이 기기 작동이 서툰 고령층을 배려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구는 또 노인복지관을 통해 캠페인 참여점포에서 노인들에게 정기적인 현장실습도 진행한다. 키오스크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바코드 리더기 스캔 ▲바코드가 없는 채소나 과일류 직접 입력 방법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한다. 키오스크 사용에 도움을 주기 위해 복지관 내 시니어IT봉사단이 함께 할 예정이다.
현재 ‘느린 키오스크 캠페인’에 참여하는 점포는 롯데마트 송파점, 맘스터치 문정역점, 롯데리아 송파삼전점, 김가네 송파여성문화회관점, 백호라떼로 총 5곳이다. 참여 의사가 있는 점포는 송파구노인복지관(송파노인종합복지관, 송파실벗뜨락, 송파복지센터) 혹은 송파구청 어르신복지과로 전화하면 된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일상 속 필수서비스가 디지털로 제공되면서 어르신들이 느끼는 상대적 소외감이 클 것”이라며 “앞으로도 송파구는 어르신이 일상에서 소외됨 없이 디지털 혜택을 누리고, 편리하게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게 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전했다.
글=안경희 기자(jyounh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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