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노원구 한 동네의원에 다니는 독거노인 김모씨(70세)는 뇌경색 편마비로 보행이 어려워 정기적으로 병원 가는 것도 힘겨웠다. 6개월간 라면만 섭취하는 등 영양상태도 좋지 않아 당뇨조절이 잘되지 않고 우울감이 심한 환자였다. 의사는 정기적 복약지도와 혈당관리를 당부했지만, 가정에서 관리가 잘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이에 의사는 보건소 건강동행팀으로 김씨의 관리를 의뢰했다. 건강동행팀(의사,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은 김 씨의 집을 직접 찾아가 2개월간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진행했다. 영양관리와 보충식 지원, 보행 연습, 혈당 관리, 꼼꼼한 복약지도뿐 아니라, 우울감에 대한 정신건강서비스 연계, 복지지원을 연계하고, 요양 돌봄서비스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방문건강관리서비스를 마친 후에는, 서비스 결과를 동네의원으로 다시 회신해 어르신이 지속적으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 노원구 어르신 건강동행사업 사례
누구나 나이 들면 아프기 마련이지만, 의료기관과 요양시설을 전전하는 노년보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 건강관리 받으며 경로당도 다니고 친구들을 만나는 노후를 보내고 싶을 것이다. 최근 급속한 고령인구 증가로 어르신의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해졌으나 만성질환자, 치매환자가 늘면서 개인과 사회에 부담이 되는 현실이다. 특히 어르신 건강은 신체·정신·경제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 의료, 보건, 요양, 복지 등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시는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동네의원 치료와 보건소 건강관리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어르신 건강동행’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 어르신 건강동행은 동네의원의 전문적 치료와 보건소의 방문건강관리가 연계돼 수요자 중심으로 이뤄지는 선도적인 통합 건강관리서비스다. 동네의원에 내원한 어르신 중에 영양관리, 재활치료, 복지상담, 건강생활습관 개선 등이 필요한 어르신에 대해 의사가 보건소로 관리를 의뢰하면 보건소 건강동행팀(의사,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으로 구성)이 대상자의 만성질환, 영양상태, 낙상위험, 우울상태 등을 폭넓게 검토하고, 2개월간 6대 맞춤형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방문해 건강관리를 해 드린다.
보건소의 건강관리서비스 결과를 의료기관으로 회신하는 등 보건소와 동네의원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건강서비스와 치료를 연계한 통합적인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현재 15개 자치구 시범사업에 263개소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건강동행은 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을 맞아 1차 의료기관의 참여를 이끌어 낸 첫 협력사업으로, 동네의원과 보건소가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 효과를 도출했다. 그 동안 동주민센터에서 세금 체납 등 위기정보로만 발굴했던 취약계층을 동네의원이 게이트 키퍼(gate keeper)가 되어 사각지대의 어르신을 찾아낸 것이다.
그간 취약계층으로 구분되지 않았던 복지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이 소득·주소지와 관계없이 동네의원을 방문하게 되면서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로 발굴되었다. 이외에도, 물리치료, 인슐린 주사법, 영양보충식 제공 등 체감도 높은 서비스로 시민 만족도가 높았으며, 실질적 도움을 받은 사례가 증가하면서, 사업에 참여한 동네의원과 보건소 의료진들도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서울시는 이러한 긍정적 사업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15개구 시범사업을 내년에는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해 자치구별 격차없는 건강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시민수요를 반영하여 현재 건강동행팀의 2개월 방문관리서비스를 ‘기간 연장’하고, 다약제 약물관리, 구강치료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한다.
이번 건강동행사업 참여 15개구와 의료기관의 소통간담회를 시행한 결과, 대상자, 의료기관, 의사회, 보건소 등 참여 주체들의 높은 만족도와 더불어 사업 확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다만, 환자상태에 따른 방문관리서비스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어르신들이 복용하는 약물의 개수가 많아 전문적인 약물관리가 필요하다는 점, 구강질환 관련 수요가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해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자는 의견도 다수였다. 시는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이러한 의견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건강동행사업을 기반으로 기존 방문건강관리사업 등 유사사업을 통합해 취약계층 어르신에게 원스톱 통합건강관리를 제공하기 위해 ‘어르신 건강동행센터’를 설치하는 시범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어르신 중심으로 더욱 촘촘한 ‘통합형 건강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보건지소를 ‘어르신 건강동행센터’로 재편해 모든 자치구(1개구 4개센터)에 설치한다. 2027년까지 25개구 100개 센터를 목표로 구축한다. 이곳에서 어르신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지역자원 연계를 활성화하여 수요자 중심의 완결성있는 건강관리 서비스 체계를 마련한다. 어르신 대상 건강 통합서비스(발굴·예방·치료·관리)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어르신을 위한 전문 건강관리시설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어르신 건강동행센터를 거점으로, 어르신들이 집에서(만성질환자), 경로당에서(허약자), 장기요양(재가환자)의 경우에도 삶의 터전 안에서 통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내년부터 지원대상을 단계별 확대해 나간다.
1단계로 2024년 25개구로 어르신 건강동행사업을 확대해 집에서 통합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다. 2단계는 경로당 등 어르신들의 주요 삶의 터로 찾아가 어르신의 건강한 노화지원을 위한 노쇠(허약) 예방관리로 서비스 제공범위를 확대한다. 3단계로 장기요양자 등 재가어르신 대상 재택의료서비스까지 확대해 내가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 생활을 빈틈없이 지원토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어르신 건강동행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관, 시민과 함께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생생한 현장을 함께 나누기 위해 ‘어르신 건강동행 성과대회’를 9월 12일 개최한다.
성과대회는 시상식(1부)과 우수사례 공유회(2부)로 진행된다. 1부에서는 오프닝 영상을 통해 서울시 보건소와 의료기관이 하나가 되어 추진해온 사업 현장으로 다가가 관계자들의 생생한 의견을 듣는다.
제1회 어르신 건강동행 시상식은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하며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킨 5개 의료기관과 5개 보건소에 상장을 수여한다. 이어 ‘어서와요!, 어르신을 위한 마음이 모이면 건강한 서울이 됩니다!’라는 슬로건을 들고 서울시와 동네의원과 어르신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새 출발을 다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2부는 동네의원과 보건소가 건강동행서비스를 제공했던 우수한 사례들을 발표하는 자리를 갖는다. 우수사례 발표를 통해 취약계층 발굴 전략, 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과 어르신 건강에 기여한 사례를 서로 공유하며 사업활성화 방안을 논의한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에 동참한 동네의원과 보건소가 한 팀이 되어 어르신 건강동행을 추진할 수 있었다. 지역의료체계를 활용해 사각지대 어르신을 발굴해 통합적인 건강관리를 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향후 전 자치구에 어르신 건강동행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김병헌 기자(bhkim4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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