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이 의욕적인 추진을 통해 유치에 성공한 공공실버주택 ‘누리타운’이 오는 21일, 준공 1주년을 맞이한다.
누리타운은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고령의 주민에게 영구임대 형식으로 제공되는 복지주택이다. 임대료는 월 3만~5만 원, 5만~7만 원 선으로 법정최저 수준이며, 건물 내에 사회복지관을 운영해 세대별 심층상담을 비롯한 각종 노인복지서비스를 맞춤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바로 인근에 위치한 보건소와 연계해 건강 체크 서비스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밖에 최근 들어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운영이 중단된 바 있는 취미·여가교실, 건강증진실, 찜질방, 경로식당(평일 중식)도 입주민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처럼 노후의 삶에 꼭 필요한 주거, 복지, 보건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원스톱시스템’이 누리타운만의 독보적인 장점이다.
누리타운은 10층 높이 150세대 규모로, 공급면적에 따라 단독세대(A형, 25㎡), 부부세대(B‧C형, 35㎡)으로 나뉘어져 있다. 노인들이 생활 속에서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건물 전체에 문턱이 없으며, 화장실에는 수압식 높이조절 세면대와 안전손잡이를 설치했다. 또 복도 등 이동로 벽면에도 엘리베이터 앞까지 안전손잡이가 이어져 있다.
누리타운 주민 장홍순(89세, 여) 씨는 “허리가 굽어져 걷기 힘든데, 건물 곳곳에 안전손잡이가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누리타운의 안전 설계는 작년 말,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본인증’에서 우수등급으로 평가받았다. BF 인증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아동 등 모든 이용자가 공공건축물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설계단계(예비인증)와 준공단계(본인증)를 평가‧인증하는 제도다. 그밖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배려한 점도 돋보인다. 장성군은 고령 입주자의 건강을 고려해 친환경 자재를 사용했으며, 에너지 효율을 높여 관리비를 절감했다.
한편,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주거와 복지, 보건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메리트로 꼽았다.
입주자 홍성덕(78세, 여) 씨는 “(누리타운 내) 복지관 직원이 처방전을 대신 받아주고 광주‧전남 쪽 약국 10여 곳에 전화해 주사약을 택배로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입주민 문순해(80세, 여) 씨는 “복지관 직원들이 휴대폰 사용법을 친절하게 알려줘 손녀하고 영상통화를 자주 하고 있다”며 “직원들과 친구처럼 지낸다”고 전했다.
작년 10~11월에 진행됐던 ‘누리타운 입주민 만족도 조사’에 의하면 입주민들의 주거공간 만족도는 93%로 ‘매우 높음’으로 조사됐으며, 누리타운이 주거환경 개선에 기여했다는 긍정 평가는 96%에 이르렀다. 또 입주민들은 누리타운의 장점으로 보건소 인접(39%), 복지관 이용(34%), 최신식 건물(3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처럼 입주민들의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누리타운은 준공 1년 만에 ‘실버복지 1번지 장성’을 대표하는 노인복지시설로 자리잡게 됐다.
애초, 장성군은 공공실버주택 사업 대상지가 아니었다. 2015년 건설교통부가 공공실버주택사업을 추진하던 초기단계에는 광역자치단체만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장성군은 군 단위 지자체의 고령화 심각성을 피력하고 10여 차례 이를 건의해 사업대상 확대를 이끌어냈으며, 이듬해 사업공모에서 광주‧전남 최초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군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타 시‧군의 사업 잔액을 추가해 최초 사업량(100세대)의 1.5배인 150세대를 확보했으며, 건축비 164억 원 전액을 국비 지원 받았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집안의 어르신께 제일 따뜻한 아랫목을 내어드린다는 마음가짐으로 누리타운 건립을 추진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노인시책 발굴을 통해 어르신들의 노년에 건강과 활기, 행복을 더해가겠다”고 말했다.
글=박영학 기자(rlaqudgj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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