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요양병원이 전국 43곳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이 밝히며, 요양병원에서의 연명의료 중단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발효됨에 따라, 2018년 3월부터 만 19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복지부가 지역별로 지정한 등록기관을 방문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할 수 있다. 그러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하더라도 실제로 연명의료를 받지 않으려면, 사망 당시 입원해 있는 그 병원에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2018년 3월부터 2019년 8월까지 병원 내에서 사망한 환자 수는 26만7,000명이며, 병원 내에서 사망한 환자 수는 요양병원이 9만5,000명으로 전체의 35.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요양병원에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설치한 곳은 전체 1,571개소 중 43개소로, 2.7%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요양병원 등에서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두기 어려워 공용윤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은 의료기관은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설치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해마다 위탁료 200만 원, 1건 심의당 15만 원을 부담해야하며, 실제로 협약을 맺은 요양병원이 별로 없다. 전국에 공용윤리위원회와 협약을 맺은 요양병원은 21곳뿐이며, 부산, 인천, 세종 시에는 직접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설치하거나 협약을 맺은 요양병원이 1곳도 없다. 이렇게 되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하더라도 요양병원에서는 연명의료 중단을 할 수 없어 임종 직전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는 대형병원으로 이송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윤 의원은 “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요양병원에서 정작 연명의료 중단이 될 수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요양병원 입장에서는 득이 될 것이 없는데 해마다 200만 원의 위탁료와 1건 당 15만 원의 심의료를 부담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행정 절차 간소화, 지역의 공용윤리위원회를 별도 운영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한다”고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글=이충렬 기자(rlaqudgj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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