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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노인보행사고 빈발' 전통시장‧지하철역 연내 맞춤 개선

노인보호구역 지정~설계 시가 도맡는 ‘일괄 설계방식’ 최초 적용, 사각지대 해소

입력 2019년05월07일 15시32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난 3년간 서울에서 노인보행사고가 가장 많았던 동대문구 청량리 ‘경동시장 보행로’가 안전하게 탈바꿈한다. 보행로지만 방문 차량과 이용객, 상가 물건들이 뒤엉켜 걷기에 위험했던 길에 차량과 보행자 공간이 분리된다.

 

교통량과 보행량이 많음에도 도로 폭이 10m 내외로 좁아 보도가 없어 사고위험이 있던 동작구 상도3동 ‘성대시장로’는 횡단보도와 마을버스 정류소 주변에 대기공간이 설치된다.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교차로’ 인근 교통섬은 우회전 차로가 아예 없어진다. 코너를 도는 차량으로 인해 노인보행 안전을 위협했기 때문.


 

서울시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작년에 노인보행사고 방지 특별대책으로 추진한 보행사고 다발지점 7곳에 대한 맞춤형 개선사업이 이와 같은 내용으로 기본설계를 마쳤다고 7일 밝혔다. 6월부터 순차적으로 개선공사에 들어가 연내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6년 345명에서 2018년 299명으로 감소, 사고 집계 이후 처음으로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가 200명대로 진입하는 성과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노인보행사고는 95명에서 96명으로 오히려 1명 늘고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기존엔 자치구가 요청하는 지역‧내용으로 노인보호구역을 지정, 개선공사를 시행했다면 이번엔 시가 직접 대상지 선정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과 개선 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공사까지 도맡는 ‘일괄 설계방식’을 최초로 적용한다. 앞으로도 이 방식을 적용해 노인보행사고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목표다. 또 현행법에 빠져있는 전통시장도 노인보호구역 대상에 지정될 수 있도록 경찰청에 관련 법 개정도 요청한 상태다.


 

서울시는 도로교통법 제12조에 따라 2007년부터 현재까지 복지관, 요양원, 도시공원 등 주변에 노인보호구역을 지정, 현재 134곳이 있다. 실제로 노인보행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전통시장은 노인보호구역에 빠져있어 노인보행사고 사각지대가 존재했다. 전통시장 등 노인 보행량 및 교통사고가 많은 지역에 대한 노인보호구역 지정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도로교통법 담당기관인 경찰청에 법규 개정을 요청했다.

 

연내 개선공사가 마무리 되는 7곳은 ①동대문구 청량리 경동시장로 ②동작구 상도3동 성대시장로 ③영등포구 영등포시장 교차로 ④성신여대입구역 주변(돈암시장 입구) ⑤미아역 부근 ⑥길음역 부근(길음시장 입구) ⑦청량리역 교차로다.

 

우선 ‘동대문구 청량리 경동시장로’는 주차장 이용차량과 상가물건, 상가 이용객들이 뒤엉키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과 보행자 공간을 물리적으로 분리해 안심 보행공간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보도를 1m 확대하고 상가물건 적치공간 최소 1.7m를 정비해 총 2.7m의 유효보도를 만들고 안전펜스를 설치한다. 진입부에는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차도는 사거리마다 미끄럼 방지포장으로 재탄생된다. 현재 동대문구에서 이 구간에 추진하고 있는 캐노피 설치사업까지 함께 완료될 경우 어르신들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시장을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동작구 상도3동 주민들의 생활상권인 ‘성대시장로’ 역시 노인보행자 안전을 위해 보행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차량 속도를 낮춰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는 교통정온화 시설도 설치한다. 이 구간은 도로 폭이 10m 내외로 좁기 때문에 현재의 양방통행을 일방통행으로 변경하지 않고서는 보도를 별도로 만들기 어렵다.

 

시는 일단 동작구에 이 도로의 운영체계를 일방통행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주민들과 협의토록 요청한 상태이며 주민동의가 이루어질 경우 전 구간에 보도를 설치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구간이 양방향 교통량이 많다보니 주민반대가 많을 경우에는 우선 마을버스 정류소 주변을 중심으로 보행자 대기공간을 만들고 진입부에 내민 횡단보도를 설치하여 보행자를 보호하며 또한 운전자 주의 운전을 유도하기 위해 도로가 만나는 지점마다 도로포장 색상에 변화를 둘 예정이다.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교차로는 교통섬과 우회전 차로가 노인보행 안전을 위협한다고 보고 이를 철거하기로 했다. 교통섬은 우회전 차량을 별도로 분리해 교차로 전체의 소통을 원활하게하고 보행자의 횡단 대기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으나, 영등포시장 교차로 교통섬의 경우 우회전 회전반경이 커 차량 속도가 빨라지고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이 실행되면 우회전 차로부분이 보행공간으로 바뀌며 우회전 차량의 속도가 줄어들고 어르신들이 보다 안심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그 밖에 돈암시장이 위치한 성신여대 입구 도로에는 고원식 횡단보도와 매립형 태양관 LED 표지병 등을 결절부마다 집중 설치한다. 미아역 주변은 이면도로의 포장정비, 고원식횡단보도 설치 등을 통해 보행 친화적으로 전면 정비한다. 또한 길음역 중앙버스 전용차로 정류소는 보행안전을 위해 횡단보도 정지선을 뒤로 이격하면서 안전패드를 설치하고, 중앙버스 환승센터가 있고 도로구조가 복잡한 청량리역 교차로는 도로 표지판부터 광역버스 정류장까지 일제 정비한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위해 올해 총 15억 원의 예산을 편성, 노인보행사고 개선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를 감안해 내년부터 더 큰 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행하실 수 있는 선진 보행안전 도시를 조성하는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글=박인수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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