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스국이 지난 3월 발표한 미국 연령별 인구 변화 전망치 통계에 따르면 오는 203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가 18세 미만 인구수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65세 이상 인구수(추정치)는 4,92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2%를 차지했지만 2035년에는 7,800만 명(예상치)으로 전체 인구의 21.4%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같은 기간 18세 미만 인구수(추정치)는 7,360만 명에서 7,640만 명으로 증가하지만 미국 전체 인구수 대비 비중은 22.8%에서 21.0%로 감소한다.
E-Vone 스마트 신발. 자료원 : Egadget.com
206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는 9,4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3.5%로 늘어나고, 18세 미만은 7,980만 명으로 19.8%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센서스국이 발표한 2060년 예상 인구 피라미드 그래프를 보면 1960년대 피라미드형이었던 그래프가 고령사회를 나타내는 종형으로 변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과거에 비해 학력이 높다. 비영리 연구기관인 PRB가 센서스국의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1960년대 65세 이상 인구 중 학사 이상 학위 소지자 비율은 5%에 그쳤던 반면, 2014년엔 25% 가량 급증했다. 학력수준의 향상은 저소득층 비율 감소로 이어졌다. 65세 이상 인구의 저소득층 비율은 1960년대 30%에서 2014년 10%대로 하락했다.
질레트 트레오 면도기 사용 방법을 안내하는 동영상 캡처. 자료원 : gillettetreo.com
수명이 연장되고,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개인의 은퇴시기도 늦춰진다. 전체 노동인구 가운데 55세 이상의 비율은 1990년 12%에서 2020년 26%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현재, 65세 이상 남성 중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비율은 23%, 여성은 15%였으며, 이 비율은 2022년에 남성 27%, 여성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퇴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1946~64년생) 세대는 여전히 소비력이 높다. 1946년생이 65세를 맞으면서 본격적인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가 시작된 2011년 기점으로 15년간 매일 1만 명의 베이비부머가 은퇴 연령에 도달한다. 은퇴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베이비부머는 미국 소비지출의 51%(7조6,000억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소비력을 자랑하는 인구집단이다.
이에 미국 기업들은 노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노년층의 라이프스타일, 소비습관 등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는 헬스케어뿐 아니라 일반 소비재, 금융상품까지 다양하다.
라잇에이드에 비치된 돋보기. 자료원 : drugstorenews.com
우선 낙상방지용 운동화가 눈길을 끈다. 2018년 가전쇼 CES에서 프랑스 기업인 E-본이 선보인 이 스마트 신발에는 센서가 부착되어 착용자가 넘어졌을 경우 가족이나 친구, 의료기관에 알림이 전송되어 빠르게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다. 신발 안에 GPS, LoRa 안테나, GSM칩 등이 내장되어 있어 스마트폰 연동 없이 자체적으로 정보처리가 가능하다. 낙상의 위험에 놓인 노년층과 공사현장 노동자 등을 타겟 고객으로 설정했다.
타인의 도움을 받아 면도해야 하는 노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도 출시되었다. 질레트가 선보인 시니어용 면도기 트레오는 자신의 얼굴에 면도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아닌 남을 면도시켜주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만든 제품으로 페인트 붓과 같이 생긴 핸들, 안전한 칼날과 쉐이브 젤이 면도기에 빌트인 되어 있는 것이 특징.
2016~2060년 미국 인구 피라미드. 자료원 : 센서스국
미국 통신사들은 노년층 소비자의 휴대전화 사용 패턴을 고려한 요금제를 앞다퉈 출시했다. 미국 4대 통신사로 꼽히는 스프린트는 지난 5월 55세 이상 고객을 위한 전용 요금제를 내놓았다. 55세 이상만 가입 가능한 이 요금제는 휴대전화 두 대 기준, 문자·통화데이터 사용이 무제한이며 가격은 80달러, 자동 이체할 경우 70달러로 같은 조건의 일반 요금제 가격인 110달러보다 저렴하다.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는 모바일 네트워크 운영업체인 그레잇콜 인수하고 노년층 소비자를 공략했다. 그레잇콜은 노년층이 사용하기 쉽도록 메뉴 구성을 심플하게 한 스마트폰과 글씨와 버튼이 크고 비상버튼이 장착된 휴대전화를 판매했다. 이밖에 갑작스럽게 쓰러졌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모바일 메디컬 경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이미 유료 서비스 이용자가 90만 명에 달한다.
눈이 어두운 노년층 소비자를 위해 약국 체인들이 판매 코너의 조명을 밝게 하고, 돋보기를 비치했다. 슈퍼마켓 타겟은 약 코너에 미끄럼방지용 매트를 설치하고, 조명을 더욱 밝게 교체했다. 금융사들은 전문가를 고용해 노년층을 위한 금융 상품 개발에 나섰다. 하트포드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은 전문 노인학자로 구성된 인하우스 팀을 두고 노년층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맡겼다.
글=박인수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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