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고독사나 무연고 사망자, 가족이 있어도 생계유지조차 어려워 고인의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저소득 시민에게 빈소와 추모서비스를 지원하는 서울형 장례의식 지원 추모서비스 ‘그리다’를 5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작한다.
서울시는 가족이 없거나 돈이 없다는 이유로 삶의 마지막 순간 배웅 받지 못하고 떠나는 시민이 없도록 빈소를 지원하고 사회적 추모와 애도의 시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추모서비스는 가족, 이웃, 친구들이 모여 고인이 생전 좋아하던 음식으로 마지막 한 끼 식사를 함께 하거나, 고인의 종교에 따라 간소한 종교의식을 치르는 등 검소하고도 존엄한 방식으로 이뤄지게 된다.
지원대상은 서울시에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시민 가운데 ▴무연고 사망자 전원과 ▴장례 처리 능력이 없는 저소득 시민(고인이 장제급여 대상자이면서 유족이 미성년자, 장애인, 75세 이상 어르신인 경우)을 대상으로 한다. ▴쪽방촌 등에서 고독사한 주민을 위해 다른 주민들이 마을장례를 치르는 경우에도 지원된다.
서울시는 누구나 존엄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 아래 지난 3월 ‘서울시 공영장례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전문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시는 무연고 사망자를 위해 5월 10일부터 시립승화원에 전용 빈소(2층 유족대기실 옆)를 마련하고 추모서비스를 지원한다. 무연고 사망자에게 시가 지원해왔던 시신처리(염습~입관~운구~화장~봉안)는 기존과 동일하게 이뤄진다. 무연고사 추모서비스는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우리의전이 위탁 수행한다. 저소득 시민의 경우 시립병원 장례식장 4곳(서울의료원 신내본원‧강남분원, 동부병원, 보라매병원)의 빈소에서 추모서비스를 지원한다. 하반기부터는 25개 자치구별로 1개 이상의 협력 장례식장을 정해 확대한다.
추모서비스는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에서 장례 전문인력을,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에서 종교인 자원봉사자를 파견 지원하는 등 민‧관‧학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운영은 민간협력업체 (협)한겨레두레가 8월 말까지 시범운영하고 향후 자치구에서 마을장례지원단을 구성‧운영할 예정이다.
‘그리다’ 장례지원 서비스를 받기 원하는 고독사나 저소득시민 유가족은 관할 동주민센터에 문의 후 신청하면 된다. 무연고사 고인의 경우 기존의 시 지원 시신처리를 의뢰하면 이와 병행하여 ‘그리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한편, 서울시는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검소하고 존엄한 장례문화를 만들어간다는 목표로 시 보건의료정책과 및 시민공감디자인센터와 서비스디자인을 접목한 디자인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리다’ 전용 빈소와 장례서비스 프로그램 안내 홍보물 등에 통일되게 적용된다.
김인철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빈곤, 가족해체 등으로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과거 가족 중심 돌봄체계가 무너지고, 고독사와 무연고사가 지속 증가하면서 고인에 대한 장례의식 없이 그대로 화장되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형 장례의식 지원 추모서비스 ‘그리다’를 통해 유가족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인의 장례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돕고 고독사나 무연고사한 시민들이 기본적인 예우조차 없이 세상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안경희 기자(jyounh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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