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07년 전국 최초로 시작한 ‘치매관리사업’이 시행 10년을 맞으며 치매어르신을 지역사회에서 통합관리하는 ‘서울모델’로 안착, 전국으로 확산된다. 정부가 올해 발표한 ‘치매 국가책임제’의 핵심인 전국 252개 치매안신셈터는 ‘서울시치매관리사업’의 인프라인 25개 자치구치매지원센터를 모델로 하고 있다. 또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에 설치된 광역치매센터 역시 ‘서울시광역치매센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서울시는 치매가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심리적 고통과 신체적‧경제적 부담을 주고 개인이나 가족의 노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해 2007년부터 치매 인식개선, 예방, 조기치료, 단계별 적정관리를 지역사회에서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치매관리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2009년까지 서울시광역치매센터와 25개 자치구 치매지원센터 인프라를 모두 갖췄다.
고령화와 평균 수명 연장으로 치매에 노출되는 어르신의 수는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전국 약 68만 명, 서울은 10만 명 이상 치매로 진단받고 있으며, 10년 뒤에는 그 수가 약 두 배에 이를 전망이다. 핵심적으로 시는 지난 10년 간 치매부담을 공공에서 함께 하기 위해 주요 5대 사업을 펼쳐왔다. ①치매예방, 인식개선 사업 ②치매 조기검진사업 ③치매예방등록관리사업 ④치매지역자원강화사업 ⑤치매정보시스템구축사업이다.
첫째, ‘천만시민 기억친구 프로젝트’ 등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유도하는 교육 홍보 활동을 통해 사회적 이해를 확산시키고 시민들의 참여 분위기를 조성했다. 천만시민 기억친구 프로젝트는 일반시민들이 치매에 대한 간단한 교육을 받고 슈퍼, 은행, 우체국, 공공기관 등에서 치매환자나 가족을 만났을 때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기억친구’를 양성해 따뜻한 환경을 조성하는 범시민 치매인식개선 프로젝트다. 2017년 10월 현재 서울시내에만 2만7,343명의 기억친구가 활동하고 있다.
둘째 선별검진, 정밀검진, 원인확진 등 단계적인 검진 프로그램을 가동해 치매 고위험 노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체계적인 치료‧관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우선 전문의 검진 전 치매전문교육을 받은 치매지원센터 직원이 치매선별검사지(MMSE)를 이용해 정밀검진 대상자를 선별검진한다. 선별검진 결과 인지저하로 판정된 사람에게 1‧2단계의 검진을 시행해 치매, 치매고위험 상태, 정상 상태로 구분‧진단한다. 정밀검진 결과 치매로 진단된 경우 정확한 원인 진단을 위해 병원으로 연계, 뇌영상검사‧혈액검사 등을 시행한다. 서울시는 저소득층 치매환자에게 검사비 중 본인부담금 일부분을 지원해주고 있다.
셋째, 조기검진사업 등을 통해 진단 상태에 따라 대상자를 정상, 치매환자, 치매고위험 군으로 구분하고 상태에 맞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 중이다. 넷째,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들이 치매환자와 가족에 연계될 수 있도록 ‘치매서비스망’을 촘촘히 구축해왔다. 예컨대 지역조사, 치매관련 종사자 교육, 치매전문자원봉사자 양성, 지역자원 간 연계체계 구축 등을 추진했다.
다섯째, 서울시치매관리사업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와 홈페이지를 구축해 치매환자 및 가족, 시민, 시설 종사자 등이 쉽고 정확하게 치매 관련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치매가족의 부양부담 감소를 위한 치매 가족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각 자치구에 보급했으며 치매환자 사례관리, 배회가능 어르신 실종 예방, 전문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시는 장기요양보험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등급 외 경증치매환자를 위한 ‘기억키움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3개구를 시작으로 올해 현재 14개구에서 운영 중이다. 2018년에는 전 자치구로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기억키움학교는 치매진단을 받았으나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등급 외자, 등급 미신청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상자의 인지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사전·사후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결과에 따라 적절한 인지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치매어르신·가족 모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2월 8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17년 서울시치매관리사업 성과 평가대회’를 개최한다. 개회식에서는 치매관리사업 10주년을 맞아 치매지원센터 우수직원, 기억친구 리더, 치매극복봉사단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진행한다. 그동안 성공적으로 지역사회 통합 치매관리사업을 수행해 온 서울시 관계자, 치매지원센터 종사자, 자원봉사자 등 모여 자치구 치매지원센터의 특화사업을 공유하며 소통과 화합의 시간을 갖는다.
시는 2018년에는 치매 예방을 강화하고자 정상군 어르신을 위한 치매예방프로그램을 개발해 확대·보급할 계획이다. 또 치매 어르신이 친숙한 마을에서 편안하게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 중심의 ‘우리 동네 치매안심 주치의 제도’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서울시 치매관리사업을 모델로 한 치매 국가책임제가 시행되는 만큼 이에 발맞춰 지역사회 치매관리사업에 더욱 힘을 쏟겠다”며 “앞으로 서울시는 치매예방과 경증치매환자 지원을 강화해 치매관리 사각지대를 해소,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치매 안심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남정식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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