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노인인구가 급속히 증가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딜로이트 아태지역본부는 아시아 경제전망 분석보고서 ‘보이스 오브 아시아’를 통해 2030년에는 전 세계의 65세 이상 인구 중 65%가 동양인이 될 것이며, 2042년에는 아시아 지역 65세 이상 인구수가 유럽과 북미지역 65세 이상 인구의 합산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아시아 국가들의 65세 이상 인구는 2017년 3억3,500만 명에서 2027년에는 5억2,000만 명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아시아는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으며, 50년 안에 10억 명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화에 따라 만성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료기구나 간호서비스, 노인들을 위한 생활필수품, 노인가구에 알맞은 소형주택, 사회기반시설, 100세 시대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와 노인보험 등이 고령 소비자들로부터 주목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향후 10년 간 인구변화에 따른 경제규모 변화
딜로이트 호주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리차드슨은 “아시아 국가의 고령화는 국가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줄 수도 있지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함으로써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면서 “인구통계 분석에 따르면 고령화는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류에 따라 아시아 각국은 곧 현실로 닥칠 인구변화에 대비해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가운데 중국은 타 국가에 비해 고령화 정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젊은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중국 정부도 최근 한 자녀 정책을 포기하고 두 자녀를 낳도록 독려를 하고 있지만 제조업 분야에서 노동력 부족은 심각한 실정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높은 인건비를 대신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을 활용해 먹거리 가치사슬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은 이미 급격한 고령화로 소비자의 요구도 변했고, 기업이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방법도 달라져 고령화에 따른 산업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일본은 최근 인구고령화와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꾀하고 있는데, 자동주행기술을 이용한 배송서비스, 로봇을 이용한 노인 돌봄 서비스, 이민자들을 위한 외국인 노동자 훈련 서비스,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제조업, 농업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해 노령화에 따른 심각한 문제를 해소하려는 분위기다.
총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의 비중 - 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한국, 중국
인도는 고령화 인구가 향후 20년간 8억8,500만 명에서 10억8,000만 명으로 증가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이 일본, 중국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디지털 인도’라는 새로운 지향점으로 노인들과 소시민들을 위한 자영업 기회와 저렴한 교육 확대, 신용카드 같은 전자결제 수단 확대를 위한 화폐 유통금지 등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대만도 노인층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로 ‘디지털 국가, 지능형 섬나라’로 변하겠다는 취지로 사물인터넷(IoT) 생태계를 구축하는 ‘아시아 실리콘 밸리’라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한편, 국가별 인구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이익에 변화가 전망된다. 인구 증가와 경제적 이익이 비례관계에 있는 인도(2.5%), 필리핀(1.5%), 인도네시아(1.2%)가 선두그룹에 속해있는 반면, 유럽, 북미,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은 현시점부터 향후 10년 사이 젊은 노동인력의 감소가 경제규모 축소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향후 10년 간 인구변화에 따른 경제규모가 -9.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이는 일본(-3.4%), 중국(-4.2%), 싱가포르(-8.4%)보다 높은 감소율 수치다. 아시아 각국은 2017년을 정점으로 향후 50년까지 총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현저히 줄어들어 경제규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김기동 딜로이트 안진 생명공학 및 헬스케어 부문 리더는 “향후 10년간 아시아 전역에서 인구 고령화에서 기회를 찾는 헬스케어 기업들의 큰 성장이 동반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은 높은 의료 수준을 보유한 반면, 고령화로 인한 개인 및 사회적 건강관리 비용 증가 또는 인구 고령화가 우리 개별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이미 십수 년 전부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인구 고령화에 대한 예측이 있었던 만큼, 우리 기업들은 다가올 확실한 미래인 아시아 인구 고령화에 맞춰 비즈니스 구조의 시급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박인수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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