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춘곤증에 휘청이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6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11%가 춘곤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주요 증상으로는 ‘졸음(31.43%,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피로감(24.76%)’, ‘집중력 저하(18.10%)’, ‘두통(8.57%)’, ‘소화불량(5.71%)’ 순으로 나타났다.
놀기엔 더없이 좋은 계절이지만 일하기엔 한없이 나른해지는 계절인 봄. 원인은 뭘까. 봄에는 낮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조량이 늘어난다. 낮에 햇볕을 충분히 쬐면 신경세포 기능과 뇌 기능을 유지하는 세라토닌이 생성되고 밤에는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는데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이 조화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피로하고 졸리고 나른하며 우울한 느낌의 춘곤증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바깥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체력 소모량이 증가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영양 소비가 증가하는데, 이때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면 춘곤증을 느낄 수 있다.
직장인들이 춘곤증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많이 찾는 것은 커피 등 카페인 음료다. 그러나 정작 낮에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밤에 숙면하지 못해 낮 시간에 춘곤증이 반복될 수 있다.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가벼운 산책을 추천한다. 일주일에 3일 이상 30분씩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동시에 노폐물을 제거하고 근육 긴장을 이완시킬 수 있다. 단, 잠들기 전에는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삼간다. 삼시세끼를 제때 챙겨 먹고 영양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봄나물과 샐러드에는 피로 해소 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B₁과 비타민C, 무기질이 풍부하다. 하루 1.5~2ℓ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진다.
계절 변화로 생긴 춘곤증은 인체가 환경에 적응하면서 2주 정도가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진다. 만약 2주 이상 피로감이 지속되면 다른 질환이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 당뇨나 갑상선질환, 감염질환의 초기 증상이 춘곤증과 같은 잦은 졸음과 피로로 나타날 수 있다.
당뇨는 피로 외에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 섭취량에 비해 체중이 감소하고 물을 많이 찾거나 소변을 자주 보면 의심해볼 만하다. 가족 중에 당뇨 환자가 있다면 혈당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특히 눈과 머리가 쉽게 피로해지고, 오후에 특히 심하다면 간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피로와 무기력감은 간질환의 대표 증상으로 A형 간염 등이 의심되므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갑상선 기능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도 졸음과 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 항진증의 경우 다한, 체중 감소, 심장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동반하고 갑상선 저하증은 오한, 체중 증가, 행동이 둔해지는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피로감이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지속성 피로’,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피로’라고 한다. 만성 피로는 원인 질병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피로 증후군’인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면무호흡과 같은 수면장애도 낮 시간에 피로를 불러 춘곤증으로 오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