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埋葬) 중심의 전통적인 장례문화가 점차 변하면서 장묘방법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장묘시설이나 서비스 관련 정보 제공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14년 1월∼2015년 3월까지 장사(장례/장묘) 서비스를 직접 이용한 소비자 6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7.3%(494명)는 화장을, 22.7%(145명)는 매장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화장을 선택한 소비자 494명 중 봉안시설(봉안당, 봉안묘) 이용이 368명(74.5%)으로 가장 많았고, 자연장(수목장 및 잔디장) 117명(23.7%), 산골 9명(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3일간의 짧은 장례로 경황없는 가운데 장묘서비스를 선택, 소비해야 하는 특성상 소비자는 장묘에 관한 정보를 쉽게 취득하여 비교·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조사 결과 장묘업체 267개 중 90여 개(33.7%) 업체는 홈페이지도 없이 영업하고 있어 소비자 정보제공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그나마 홈페이지가 있는 업체 중에도 거래조건을 표시한 봉안당은 21.4%, 수목장은 20.0%에 불과하여, 소비자들이 객관적인 정보 보다는 장례식장 주변의 소개인·중간상들의 한정된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나타났다.
현재 종합적인 장사정보 제공을 위하여 ‘e하늘장사정보’가 구축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장례·장묘서비스 경험자 790명 중, 이 사이트를 ‘전혀 모른다’는 응답자가 75.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 사이트를 접속해 본 경험자는 6.4%, ‘단순히 포털명만 알고 있다‘는 응답이 18.0%였다. 장사정보 포털 ‘e하늘장사정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부족한 장묘 정보의 확대를 위하여 ‘관련업체의 정보 등록 활성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례(葬禮)부터 장묘(葬墓)까지 총 장사(葬事)비용은 평균 1,380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장묘방법에 따라 화장 이용자는 1,327만6,000원, 매장 이용자는 1,558만 원으로 화장이 매장 보다 약 230만 원 저렴했다.
봉안당의 경우, 공설 봉안당이 가격을 일률적으로 책정하는 것과 달리, 사설 봉안당은 1단부터 최고 11단까지 선반의 위치·방향·밝기·단의 높낮이에 따라 가격을 차별적으로 책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남향, 중간 높이의 단을 가장 비싸게, 그 반대일수록 저렴하게 책정하고 있어 이에 대한 사전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실제 사설 봉안당 44개 업체의 최고가격(사용료)을 조사한 결과, 500만~1,000만 원 미만이 13개(29.5%)로 가장 많았고, 300만~500만 원 미만 11개(25.1%), 300만 원 미만 10개(22.7%) 등으로 나타났다. 각 업체별로는 VIP룸 등 최고급 봉안당도 운영하고 있으며 1,000만 원 이상 가격대도 10개(22.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설 수목장 11개 업체 중 10개(90.9%)는 중도 해지 시 잔여대금 환급이 불가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가능한 업체는 1개(9.1%)에 불과했다.
또한, 계약해지와 관련하여 ‘관리비를 1회 이상 미납한 경우 무연고묘로 간주, 관리하지 않음’ 또는 ‘관리비를 미납한 지 6개월이 경과한 경우, 별도의 통고절차 없이 자동해지 된다’ 등 통보 절차나 유예기간 없이 일방적인 해지를 규정하고 있어 소비자권익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작고 검소한 장례·장묘 문화’ 정착에 대해 전체 응답자 790명 중 543명(68.7%)이 ‘국가경제, 효율성 차원에서도 작고 검소한 장례문화로 정착해야 한다’라고 응답한 반면, 205명(26.0%)은 ‘부유층은 좀 호화로워도 좋다’거나 ‘효문화와 품위유지를 위해 작고 검소한 장례문화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바람직한 장묘방법’에 대하여 345명(43.7%)은 수목장을, 167명(21.1%)은 봉안당을, 205명(25.9%)는 다양한 방법의 조화를, 35명(4.4%)은 매장으로 응답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사설 자연장의 중도해지 환급기준 마련’, 소비자정보 제공확대를 위해 ‘장묘업체의 e하늘장사정보 사이트에 정보등록 활성화’ 등을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