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어르신들이 한 집에서 침실, 화장실 등 사생활 공간을 제외한 거실, 주방을 함께 쓰는 공동체 생활을 하며 외로움을 이기고 주거비 부담도 줄일 수 있는 어르신 전용 '두레주택'이 금천구 시흥3동 박미사랑마을 주거환경관리사업 구역 내에 첫선을 보인다.
2013년 1월 도봉구 방학동에 선보인 1호 두레주택에 이은 2호이자 어르신만을 위한 맞춤형 두레주택 1호다. 두레주택은 셰어하우스형 공공 임대주택으로 주방, 거실 등 주택 일부를 여러 세대가 함께 사용함으로써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는 새로운 유형의 주택이다. 1∼2인 가구가 많은 일본, 캐나다, 유럽 등에서는 이미 일반화됐으며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지난 2013년 최초로 시행했다. 특히 금천구는 홀몸어르신 1,618명 중 30% 이상(514명)이 지하·반지하·옥탑방 등에 거주하고 있고 특히 시흥3동 박미사랑마을은 홀몸어르신 비율이 높아 임대주택 공급이 시급한 실정이다. 어르신 전용 두레주택이 들어서는 건물은 총 지상 4층, 연면적 621.27㎡으로 두레주택은 3∼4층에 위치한다.
서울시와 금천구는 기존 노후됐던 금산경로당을 철거한 뒤 1∼2층엔 금천구 특별교부금으로 금산경로당을, 3∼4층은 시 예산으로 어르신 간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는 두레주택을 건립했다. 각 층당 방 5실(1실당 17.48㎡∼18.63㎡), 공동거실(43.29㎡), 공동주방(12.94㎡)으로 구성되며 각 방에는 붙박이장, 간이싱크대, 화장실이 있어 사생활 공간이 충분히 구분돼있다.
일부 공간을 다른 입주자와 함께 사용하는 만큼 임대료도 저렴하다. 임대료는 주변시세의 30% 내외로 보증금 900만∼1,000만 원, 월임대료 10만 원 수준이다. 입주 자격을 유지하는 경우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입주자는 금천구 '주민소득지원 및 생활안정기금 운영 조례'에 따라 최대 1,000만 원까지 보증금 융자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웃음치료, 발마사지 등 금천구가 운영 중인 어르신 지원 프로그램도 이용 가능하다.
서울시와 금천구는 시흥3동 박미사랑마을 주거환경관리사업 구역 내 금산경로당 부지에 두레주택을 9월 중 신축 준공하고 입주자 10세대를 모집한다. 신청자격은 모집공고일(9월 22일) 기준으로 금천구에 거주 중인 만 65세 이상인 기초생활수급자다. 신청인 중 주거환경관리사업 구역 내 거주자를 총 공급호수의 50% 이내로 우선 선발한다. 신청자는 공동생활이 가능해야 하고 최종 입주자는 일부공간을 다른 입주자와 함께 공동 생활함에 따라 유지관리 및 생활 규약을 맺고 이를 반드시 준수할 것을 약속하게 된다.
입주 신청은 10월 2∼8일 신청서와 무주택서약서, 거주실태 사실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준비해 거주지 인근 동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다. 당첨자는 23일 발표되며 입주는 11월 11일부터 시작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10월 2∼6일 두레주택 현장을 공개한다. 현장공개 기간 외에는 주택 내부를 공개하지 않으며 문의는 금천구청 복지지원과(02-2627-1981)로 하면 된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시흥3동 두레주택은 지하, 반지하 등에 거주하는 홀몸어르신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공동취사 및 공간공유를 통해 입주민 서로가 가족처럼 돕고 의지하며 외로움을 극복하는 삶을 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두레주택 안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주거공동체가 발전되어 지역 공동체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신혼부부, 대학생 등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지역 특색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향후 다른 도시재생사업 구역으로 점차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