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3,190만 명으로 고령화율은 25.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 상승한 수치로, 2030년에는 전체 인구의 1/3가 시니어일 것으로 예측된다.
후지경제에 따르면 2020년 개호 복지·예방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시장은 2조7,829억 엔으로 2013년 대비 82.3%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이동, 식사, 배설, 수면, 목욕 등 5개 분야 중 복지차량, 휠체어, 자립보행용 지팡이 및 실버카 등 이동을 지원하는 이동분야가 가장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고령자 및 장애인의 쾌적한 생활을 위한 종합복지 전시회로 일본 최대급 규모를 자랑하는 ‘Barrier Free 2015’가 4월 16~18일 3일간 오사카 인텍스 전시장에서 개최돼 9만5,000여 명이 방문했다.
파로(왼쪽)와 카보짱(오른쪽)
고령자 및 장애인의 쾌적한 삶을 위한 요양 간호식부터 휠체어 보관박스를 탑재한 자동차, 고령자를 위한 주택설비, 로봇까지 365개 참가기업이 고령자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기네스북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유 로봇으로 인정받은 파로는 센서와 인공지능으로 어루만지거나 이야기하면 울음소리를 내거나 눈꺼풀, 다리 등을 움직여 인간에게 반응한다.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풍부한 감정표현을 하기 때문에 동물치료요법과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미국에서는 FDA(식품의약품국)에서 의료기기로 승인됐으며, 의료시설이나 간호복지시설에서 사용된다.
카보짱은 고령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인지기능 저하, 기분저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갖춘 로봇으로, 실제 효능을 검증한 결과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낮춰줌과 동시에 의욕을 상승시키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PIP사 개발담당자에 의하면 한국에서도 2015년 6월쯤부터 한국어로 대화 가능한 로봇을 판매할 예정인데, 300가지 정도의 표현을 말할 수 있다고 한다.
배리어프리에 전시된 고령자 간호식(왼쪽)과 큐피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로 차려진 밥상(오른쪽)
일본에서는 음식을 잘 삼키기 어려운 고령자 등 간호가 필요한 사람이 더 용이하게 영양분을 섭취하게 하기 위한 간호식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간호식으로 떠올리기 쉬운 죽뿐만 아니라 음료와 디저트 등이 있는데, 특히 고령자에게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과 아연 등을 배합한 영양식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배리어 프리 주최 당국에 따르면 간호식 시장은 2012년 1,000억 엔에서 2021년에는 1,500억 엔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일본 간호식품협의회에서 제정한 간호식품 마크인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 생산액은 2010년 83억 엔에서 2013년 134억 엔으로 급성장 중이다. 이번 전시회에도 큐피, 메이한 등 주요 식품기업이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간호 조리식을 선보였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로 간병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개호 로봇이 성장 중인데, 개호로봇은 특히 피간병인의 자립을 지원하고 삶의 질 확보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야노경제 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개호로봇 시장규모는 2011년 1억2400만 엔에서 2020년 350억 엔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경제산업성은 2013년 ‘로봇 개호기기 개발·도입 촉진사업’을 채택, 개호를 목적으로 하는 로봇 개발 및 보급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주요 개호로봇으로는 RT.1, HAL 등을 들 수 있다. RT.WORKS에서 출품한 ‘로봇 어시스트 워커 RT.1’은 고령자가 이용하는 보행보조기를 전동화시킨 제품이다. RT.1은 경사진 곳에서 올라갈 때는 가볍게, 내려갈 때는 브레이크가 걸려 천천히 내려갈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본체에 통신기가 부착돼 GPS로 현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혼자 지내는 고령자의 안전도 파악할 수 있다.
다이와하우스 공업은 뇌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신경신호에 반응해 보행을 지원하는 로봇 수트 HAL을 전시 고령자뿐 아니라 환자의 재활치료에 사용될 수 있으며, 특히 간병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다이와하우스는 원래 주택메이커로 업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나 소자고령화에 인한 주택 수요 감소를 예측하며 주택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개호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실버카분야 일본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코와제작소는 더욱 가볍고 조작하기 편리한 제품을 선보였다.
한편 일본은 세계 최고수준의 고령화사회로, 카보짱의 예에서 보듯이 앞서 있는 기술 및 아이디어를 무기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 중국, 한국 등 해외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글=이충렬 기자(rlaqudgjs883@naver.com)
ⓒ 시니어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