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3,190만 명으로 고령화율은 25.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 포인트 상승한 값으로, 2030년에는 전체 인구의 1/3을 노인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닛세이 기초 연구소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의 소비총액으로 본 일본 실버시장은 100조 엔이 넘는 초거대 시장으로 2030년에는 111조 엔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60세 이상 인구의 소비가 전체 소비 중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43%에서 2030년에는 49.3%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고령자를 중요한 소비자로 인식하고 이들이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 확대를 유도하는 등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실버시장은 다양한 시장의 집합체로 크게 건강이 약화된 고령자를 위한 의료·건강 시장(전체 시장 중 10% 차지), 평범한 고령자를 위한 시장(80%), 부유한 고령자를 위한 호화여행 등 틈새시장(10%)의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아직 미개척시장인 평범한 고령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시장의 확대가 전망되므로, 향후 개척이 필요하다.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 금융자산의 60%, 실물자산의 55%를 60세 이상 고령자 세대가 보유하며 그 규모는 1000조 엔 이상으로 20~50대가 보유한 자산보다 훨씬 많다.
한편 내각부가 전국 55세 이상 고령자 2167명을 대상으로 어떤 경우에 돈을 쓰고 싶은지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유지(42.3%), 여행(31.7%), 손주를 위한 지출(29%), 주택 신축 및 개축(18.3%) 순으로 지출을 희망한다.
한편 일본에서는 기업의 타깃 고객이 종래 청장년층에서 부유하고 인구가 많은 고령자층으로 재설정되는 시니어 시프트가 진행 중이다.
게이오 백화점 신주쿠점은 50세 이상 고령자의 구매액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자 주타깃 고객을 50세 이상으로 재설정하고 이들의 요구에 맞춰 매장 개조 등을 단행했다. 보다 젊어 보이고 싶어하는 50~60대 고령자를 위해 화려한 색깔과 타이트한 스타일의 의류제품을 전시했다.
일본 최대 대형할인 매장인 이온은 고령층을 황금 세대로 칭하며 활동적인 라이프 스타일 제안, 고령층에 적극 구애 중이다. 특히 퇴직 이후에도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 고급제품 위주 소비경향도 강한 전후 베이비붐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제조업계에서도 고령자용 전동 자전거, 노인층을 겨냥한 새로운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령자용 전동 자전거는 ‘무겁고 다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고령자층의 관념을 깨고 고령자층의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25kg 미만으로 가볍게 제작된다. 또한 키가 작은 사람이 많은 고령층의 특징을 고려해 작은 사람도 쉽게 탈 수 있고 급정거 시 안전성도 높였다.
소프트 타입 카라멜도 눈에 띈다. 1955년에 출시돼 현 고령층에게도 친숙한 제품으로 고령층을 배려해 씹기 편하도록 만들고, 치아에 달라붙지 않도록 제조되었다.
야쿠르트 골드는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활동적인 고령층을 위해 업그레이드된 제품이다. 글루코사민, 로얄제리, 칼슘, 비타민 등이 함유되었으며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1일 평균 출하량이 약 21만 개로 당초 판매 목표의 2배에 달한다.
세계 최고의 고령화 수준을 자랑하는 일본의 실버시장은 규모면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될 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기 때문에 일본 실버시장 트렌드 주시를 통해 거대한 선진시장인 일본 실버시장 진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글=박인수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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