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건 사고 등으로 위험사회에 사는 한국인은 걱정과 불안으로 평안한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안전’(安全, safety)을 강조하지만, 국민은 ‘안심’(安心, relief)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성균관대 SSK위험커뮤니케이션연구단과 ㈜포커스컴퍼니에서는 한국인의 안심수준을 측정하고자, 안심지수를 개발하여 만 20세 이상의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번 실시된 ‘제1차 한국인의 안심수준 진단’ 결과는 우리 사회 각종 위험이슈(사건·사고)에 적절히 대응하고, 안심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비전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 클럽요티
한국인의 안심수준은 40.8점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38.9점)이 남성(42.6점) 보다 안심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영남권(43.4점)에 거주하는 응답자의 안심지수 점수가 타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도권(39.2점) 및 호남권(39.7점)에 거주하는 응답자는 낮게 나타났다. 또한, 정치적 성향별로는 보수적(49.4점)일수록 안심지수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심지수 조사를 기획한 위험컴연구단 김원제 책임연구원은 “이러한 결과는 2015년 한국인은 대한민국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며, 일상생활에서 불안을 절감하며 살아가고 있어 현재 위험사회-불안시대 상황에 놓여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또한 “세월호 사태 이후 정부의 위험관련 안전 정책에 대한 확고한 의지 및 정책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심지수가 불과 40.8점이라는 결과는 안전 정책이 국민의 걱정 및 불안을 해소시키는데 부족하며, 물리적 혹은 기술적 안전과는 별개로 공중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이른바 안심사회로 정책적 방향이 설정되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안심지수 결과에 대해 사전, 대응, 사후 차원에서 살펴보면 평소 안전-안심 관련 사전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점수가 43.0점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사건 사고 발생 시 대응 차원의 안심지수는 40.7점, 사후 차원의 안심지수는 36.9점으로 평가되었다.
안심지수를 설계하고 현장조사를 수행한 ㈜포커스컴퍼니 현군택 전무는 “사전, 대응, 사후 차원 모두 안심지수가 100점 만점 기준 40점 전/후반이라는 점은 전반적인 안전정책이나 국가 및 사회의 예방조치, 위험관리 및 사후관리 등 전반에 걸쳐 걱정과 우려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특히 사후 차원 안심지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결과는 국민들이 위험발생 이후에 책임소재 규명이나 보상, 재발방지 조치, 국가적 차원의 후속 조치에 대해 불신하는 경향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국민의 안심 수준이 매우 낮은 사실에 대해 위험컴연구단 김찬원 연구원은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특정 위험이 발생할 경우, 공포감 전염 및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가에서 아무리 안전을 강조한다고 해도 국민이 이를 믿지 못하면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기술적 안전문제와는 별도로 공중의 안심에 대한 국가의 정책적 제고가 필요함을 강력히 시사한다. 위험사회를 극복, 안심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국가사회적 성찰 및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시된 2015년 ‘제1회 한국인의 안심수준 진단’ 조사는 매년 연차별로 진행될 예정이며, 향후 진단 대상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각 지자체별 진단 및 비교, 항공사 혹은 놀이공원 등 국민 생활과 연관성이 높은 시설 및 서비스를 대상으로 진단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