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미스터 둠(Mr. Doom)’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고령화 및 연금 등에 따른 재정부담이 한국경제에 주요한 도전 요인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11월 4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국내외 경제현안 등을 논의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은 정부부채 및 재정수지 측면에서 재정건전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에 기초한 4월 추경 편성은 시의 적절했고, 한국경제 회복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원화강세에 대한 한국정부의 인식과 대응방향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현오석 부총리(왼쪽)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면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는 미국경제의 회복을 의미한다”며 “대미 교역규모가 큰 한국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있고,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 재유입과 달러화 강세가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경제에 대해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과도한 고정자본투자를 해왔으나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향후 중국경제는 경착륙과 연착륙의 중간인 6~7%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아베노믹스와 관련해선 “재정투입을 통한 경기대응은 대체로 효과적이었다”며 “그러나 국가채무가 과다한 상황에서 구조개혁을 통한 잠재성장률 제고 없이는 효과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 부총리는 “한국은 2017년 균형재정 수준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고령화에 따른 재정부담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복지전달체계 개편, 정년 연장, 일을 통한 복지 등을 통해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은 기본적으로 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된다”며 “환율의 수출에 대한 민감도가 과거보다 낮아졌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거시건전성 조치 및 지역금융안전망 등을 통해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내년 한국경제에 대해 “새 정부 들어 경제정책방향이 가시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규제완화 및 서비스산업 육성 등을 적극 추진함에 따라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일본 등 주변국 경제에 대해선 “각국의 구조개혁 등 정책적 노력들이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박사를 취득하고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자문위원과 예일대 경제학 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뉴욕대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글=박인수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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