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및 지하주택 거주자들은 여름철 폭우로 집 안에 물이 넘칠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안전할까. 이에 대한 모범답안을 정부 연구기관이 실험을 통해 제시했다.
안전행정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지난 6월 26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안동 실험장에서 여름철 도심지 집중호우 및 태풍으로 인한 지하공간 침수의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해 지하 계단·출입문 침수 시 대피능력 실증실험을 실시했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발생으로, 저지대 및 반지하 주택 또는 지하공동시설(상가 등)의 침수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제공: 카즈
이번 실험은 해마다 집중호우 및 태풍 발생에 따라 나타나는 지하 공간의 침수상황을 실물로 재현하여, 지하 침수 시 대피방법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국민 안전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실험 내용은 지하 계단을 이용한 대피능력, 지하공간 침수에 따른 출입문 개방 대피능력 파악이다. 연구원은 실제 침수 상황에 근거해, 침수량과 피해자 유형별 상황조건에 따라 각각 실험을 진행했다. 지하 계단을 이용한 대피능력 실험 결과, 성인을 기준으로 발목 정도 물이 차면(수심 17cm) 남녀 불문하고 대피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강이 정도 물이 찬 경우(수심 35cm) 여성이 슬리퍼나 하이힐을 신고 대피하면 빠른 물살에 몸의 중심을 잡기 어려워 보행이 어려우므로 난간과 같은 지지물을 이용해 대피해야 하며, 무릎 이상 물이 차면(수심 45.5cm) 남녀불문하고 대피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출입문 개방을 통한 대피능력 실험 결과, 일반 성인을 기준으로 정강이 정도 물이 차오른 경우(수심 30cm)에는 남녀모두 출입문 개방을 통한 대피가 가능하나, 무릎 아래 이상으로 물이 차오를 경우(수심 40cm) 남녀모두 출입문 개방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여름철 홍수 발생 시 반지하 및 지하주택 거주자가 안전하게 대피하기 위해서는 계단 이용 시에는 난간이나 주변의 지지대를 이용해 대피하고, 집안에서 외부로 대피할 경우 물이 무릎 위로 차오르기 전에 신속히 대피해야 하며, 만일 문 밖 수심이 무릎 이상 차올랐다면 반드시 119 또는 외부의 도움을 받고, 구두나 슬리퍼 보다는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여운광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은 “이번 실험이 여름철 홍수로 인한 재난에 대응하는 지침 마련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일상생활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재난 위험에 관심을 갖고, 선제적인 대처 방안 마련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