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 부양을 자녀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서울 시민은 지난 6년간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에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는 부모 역시 지난 8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만 15세 이상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노부모 부양을 자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견해는 2006년 60.7%에서 2012년 28.7%로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가족과 정부·사회가 함께 부양해야 한다는 의견은 같은 기간 29.1%에서 54.0%로 대폭 증가했다.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7.7%에서 13.6%로 증가 추세였다. 만 60세 이상 부모 역시 향후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는 견해가 2005년 50.7%에서 2013년 71.4%로 증가했다. 자녀와 같이 살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49.3%에서 28.6%로 줄었다.
사진제공: 동명대학교
가족법 전문 엄경천 변호사는 “부모의 노후를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응답은 감소한 반면 정부·사회가 함께 돌보거나 부모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증가한 것은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따른 부모 부양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 시대 부모 부양을 둘러싸고 가족 간 갈등을 겪다가 불화가 빚어지자, 노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일이나 노부모 부양문제로 다투다가 격분한 형제간의 살인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노부모 부양문제는 적지 않은 가정에서 겪고 있다. 우리나라 정서상 자식이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노부모 부양은 현실적으로 생각보다 쉽지 않다. 노부모 부양 부담과 노부모와 성인자녀 간의 갈등, 부양 스트레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가족 해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시부모의 부양책임이 며느리에게 있는 경우 결혼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왔다는 논문 결과가 있듯이 남편은 아내를 앞세워 효도하다가 이혼소송을 당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남편 스스로는 노부모를 모시며 책임을 다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부모를 부양하는 남편은 오랫동안 공유해온 가족문화 덕에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낮은 반면, 아내는 남편의 부모를 부양함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기 때문이다.
엄경천 변호사는 “아내를 앞세워 효도를 하면 남편은 아내의 노고를 인정하고 고마움을 표현함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처가에 대한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