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본동의 한 다가구주택에 사는 김정섭 할머니(87세)의 주소는 ‘본동 OO번지 지하층 우측’이다. 다가구주택은 아파트처럼 동·층·호의 상세주소가 없어 우편물이 잘못 가거나 위급 상황 시 재난당국에서 정확한 위치를 찾기 힘들다.
동작구는 지난달부터 김 할머니처럼 상세주소가 없어 불편을 겪는 중장년 1인가구를 발굴해 ‘상세주소 부여 및 상세주소판 제작·배부’를 실시했다고 4일 밝혔다.
상세주소 부여제도는 아파트처럼 원룸이나 다가구주택 등에도 상세주소를 부여해 법정주소로 사용하는 제도다. 지난달 구는 고독사 예방을 위한 ‘서울살피미앱(비대면 안부확인 서비스)’에 등록된 중장년 1인가구 중 상세주소가 없는 다가구주택 거주자 건물을 일일이 방문해 총 206가구에 상세주소를 부여하고 출입구에 부착하는 상세주소판을 89개 부착했다.
구는 올해 고시원·원룸 등 총 2,500가구를 목표로 상세주소를 부여하고 2,000개의 상세주소판을 제작 및 배부할 계획이다.
진춘덕 동작우체국 집배원은 “본동지역은 오래된 집이 많고 가구별로 건물 출입구가 다양해 우편물을 배달할 때 개별호수의 위치를 찾기 어려워 시간이 오래 걸렸었다”며 “상세주소판을 부착한 이후 우편물이 잘못 배달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상세주소 부여로 지정된 보호자나 동 주민센터 복지플래너를 통해 주민등록변경을 추진하고 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의 사회안전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오복석 부동산정보과장은 “우편물과 택배가 반송·분실되거나 위급 상황에서 건물 내부 위치를 찾기 어려워 생기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상세주소가 필요하다”며 “아직 상세주소를 신청하지 않은 주민들께서는 적극적으로 신청하고 이용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건물번호와 상세주소를 동시에 신청해 한 번에 받을 수 있고 처리기간도 28일에서 10일로 단축됐다.
글=박인수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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