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령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일시금으로 연금을 받은 수급자가 지난 5년간 약 9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금을 받은 이유는 노후준비보다 당장의 빠듯한 살림살이에 보태 써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5만7,867명, △2019년 18만6,921명, △2020년 18만4,342명으로 최근 3년간 급속도로 반환일시금 수급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을 받으려면 10년(120개월) 이상 가입하고 보험료를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금 형태로 받지 못한다. 이 같은 최소가입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60세 도달하면 그간 낸 보험료에 약간의 이자를 더해 일시금으로 돌려받는다. 이렇게 되면 노령연금을 받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노인 빈곤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반환일시금 수령자를 보면 저소득층 비중이 컸다. 2020년 전체 가입기간의 평균 월 소득 기준 반환일시금 수급자는 월 100만~150만 원 미만 수급자가 5만4,662명(29.7%)으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150만~200만 원 미만 4만4,423명(24.1%), 200만~250만 원 미만 2만5,843명(14%), 50만~100만 원 미만 2만2,013명(11.9%)으로 나타났다. 반면 300만~350만 원 미만에 해당하는 수급자는 6,143명(3.3%)이었고, 350만~400만 원 미만 4,230명(2.3%), 400만 원 이상자는 5,626명(3.1%)으로 나타났다. 반환일시금 수령자의 85.1%가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2020년 기준 253만 원) 미만인 것이다.
최근 5년간 반환일시금 수급자 현황을 보면 △2016년 20만7,751명, △2017년 20만1,278명으로 늘어났다가, △2018년 15만7,867명으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2019년 18만6,921명, 2020년 18만4,342명으로 다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 19로 인한 실업률 증가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병원 의원은 "반환일시금을 받으면 국민연금 재가입 기회가 사라지는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생활고로 미래를 포기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며 "최소한의 연금 수급권 보장을 위해, 60세 이상 취약계층의 납입기간 확보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글=김병헌 기자(bhkim4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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