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23일 상조상품 관련 소비자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번 피해주의보에는 상조상품 가입 시 재화 중 일부를 미리 제공하면서 이를 사은품인 것처럼 오인하게 하는 일부 선불식 또는 후불식 상조회사의 영업행태와 그에 대한 유의사항을 반영했다. 공정위는 상조회사들에게 소비자가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알아보기 쉬운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다.
예상되는 피해를 보면 먼저 미리 제공되는 재화를 ‘사은품’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상조상품에 가입하면 무료로 사은품을 지급하는 것처럼 설명하면서 계약을 유도했으나, 소비자가 중도에 계약을 해제하고자 할 때에는 환급금에서 사은품 가액을 공제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 경우 대부분은 계약서 등 서류에 해당 사항을 기재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법적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 한 사례로 A씨는 선불식 상조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상조회사가 2구좌를 계약하면 결합상품 사은품으로 의류관리기를 제공한다는 설명을 듣고 2구좌 계약을 진행했으며 2구좌 1,080만 원(1구좌당 540만 원)을 39개월 할부로 납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월 할부금 납입 중에 개인사정으로 중도 해지를 요청했으나, 상조회사는 사은품으로 제공한 의류관리기의 가격이 1구좌당 150만 원씩 총 300만 원으로 책정됐다며 구좌당 위약금 각 80만 원씩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 귀책으로 상조계약이 해지된 경우, 사은품으로 제공된 재화 가액에 대한 추심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었다. B씨는 선불식 상조회사와 2구좌 총 858만 원(구좌당 월 3만9,900원 100회, 월 3,000원 100회)을 계약하고 사은품으로 냄비 4종 세트를 수령했으나 이후 개인사정으로 월 납입금을 미납해 계약이 해제되고 상조회사는 사은품 대금으로 150만 원을 청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들은 상조상품 가입시 사은품이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신중을 기하여 계약내용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계약서의 내용을 꼼꼼히 읽고 상품에 가입하기보다 모집인의 설명 또는 광고의 일부만으로 계약 내용을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계약서에 별도로 사은품으로 제공되는 재화의 가액 등에 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계약대금과 월 납입금, 만기시 환급금액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만약 소비자가 유의사항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거나 계약내용이 본인이 이해한 것과 다른 경우, 청약철회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상조상품의 경우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할부거래법에 의한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상조회사에 대해 서면발송(내용증명 우편 발송) 형식을 통해 청약철회의 의사표시가 이뤄져야 한다.
또 다른 예상되는 피해로 후불식 상조 업체의 탈법적 선수금 수취가 있다. 일부 상조회사들이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의 등록을 회피하기 위해 후불식 상조회사인 점을 강조하면서 탈법적으로 선수금을 수취하려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가입비, 계약금 등 어떠한 명목으로든 대금을 먼저 받고 잔금을 서비스 제공시점에 받기로 했다면 이는 선불식 할부계약에 해당하고 선수금 보전 등 할부거래법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후불식 상조회사라고 하면서도 선불식 상조업 형태로 운영하는 업체를 이용하면 해당 업체가 폐업하게 되더라도 별도의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등이 체결돼 있지 않아 소비자가 이미 납입한 선수금 전부를 돌려받기 어려우므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한편 계약 당시에는 상조상품 구매에 대한 사은품이라고 설명하며 재화를 제공하고 계약금을 수령했으나 소비자가 계약을 해제하고자 할 때에는 별도의 재화 구매계약이었다고 하며 환급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탈법적인 후불식 상조회사는 소비자가 별도로 소형 가전제품 등 재화를 구매하는 것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법적 조치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 피해 실례로 C씨는 후불식 상조회사와 2구좌 총 318만 원(1구좌 159만 원)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10만 원을 지급했고 상조회사로부터 후불식 상조서비스 회원증서와 상품 구매계약 증서를 받았으며 사은품 명목으로 삼배수의(159만 원 상당)를 제공받았다. 이후 상조회사는 잔금을 미리 납부하면 40만 원 상당의 최고급 여름 삼베이불을 제공한다고 설명, C씨는 잔금 308만 원을 완납했다. 그러나 그 후 C씨는 개인사정으로 계약해제를 요구했으며 삼베이불 대금(40만 원)을 납부하겠다고 했으나 상조회사는 해당 계약이 상조서비스 계약이 아닌 최고급 수의 매매계약이었다며 반품 가능 기한이 경과해 환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상조회사가 회원가입 시 어떠한 명목으로든 금액을 납부토록 유도한다면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등록되어 있는 선불식 상조회사인지 상조상품과 무관한 별개의 재화 구매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지 등을 신중히 따져보고 상조상품에 가입하는 주의가 요구된다. 상조상품 계약의 내용상 사전에 대금을 일부 부담하도록 하는 선불식 상조회사의 영업방식을 취하고 있다면 관련 계약서 등 제반서류를 준비해 공정위에 신고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소비자 피해주의보 발령을 통해 소비자들이 상조상품 구매 전에 따져봐야 할 사항을 제시하고 피해 발생 시 대응요령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줌으로써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공정위는 선불식 상조회사들에게 상조상품 이외에 별도로 제공되는 재화와 관련된 계약의 내용 및 조건, 청약철회 및 계약 해제의 방법·효과 등에 대해 소비자가 알아보기 쉬운 방식으로 계약체결 전에 정보를 제공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다. 또한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회피하기 위해 탈법적인 형태로 후불식 상조업을 영위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적발·조치할 계획이다.
글=이충렬 기자(rlaqudgj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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