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탑골미술관은 오는 1월 13일부터 2월 14일까지 ‘도약의 단초5’를 연다.
도약의 단초는 복지와 미술의 접목으로, 미술을 매개로 세대가 교감하는 탑골미술관의 독특한 지향을 반영한 지원 프로젝트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현대 예술을 이끌어갈 가능성을 가진 신인작가를 어르신이 직접 발굴한다. 지난 2019년 9월, 도약의 단초 시즌5의 공모를 진행했으며, 다양한 신인작가들의 공모에 대한 1차 심사를 통해 선발된 4인의 작가가 이번 단체 전시를 연다.
김연수 작가의 '벽의 경계'
탑골미술관 신인작가 지원사업 도약의 단초5는 개인전 개최 경험이 없는 신인작가를 공모전으로 선발해 단체전의 자리를 마련한다. 이후, 전문심사단과 탑골미술관의 주 관람 층인 어르신의 투표가 더해져 최종 선발된 작가 1인에게 생애 첫 개인 전시를 여는 기회를 제공하는 특징을 가진다.
젊은 작가들에게 첫 개인전은 미술가로서 대중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첫 기회이자, 그 간의 작업을 전시회로 엮어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인생의 선배이자 한 사람의 관람객으로서 노년세대가 전하는 지원과 응원으로 생애 첫 전시를 열게 된다는 것은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시작이 된다.
실제로 전미현(2015년 1회), 권신홍(2017년 2회), 심미나(2018년 3회), 신보름(2019년 4회) 등 도약의 단초를 통해 생애 첫 개인전을 열게 된 작가들 모두 특별한 의미로 여는 시작과 전시를 통해 노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고, 많은 어르신과 교류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소감을 전한 바 있다.
다섯 번째로 열리는 이번 도약의 단초5 단체 전시는 강연수, 김소연, 정성진, 한보연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 모두 전통적인 매체를 탈피하고, 응용해 새로운 기술로 작품을 구성하며 신인작가 다운 실험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선발된 4인 작가들은 서양화, 동양화, 조각, 설치미술이라는 각기 다른 방식과 소재로 작품을 선보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에 관한 생각을 풀어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강연수 작가는 누구에게나 있을 것만 같은 오래된 기억의 풍경을 아크릴 물감을 긁어내며 독특한 방식으로 회화를 표현했다. 김소연 작가는 촘촘한 실과 다양한 재료를 접목해 시간의 흔적을 표현한 설치미술을 선보인다. 정성진 작가는 3D프린터기를 활용해 우리에게 익숙한 석고상을 재구성한 조각품으로 이상과 현실의 충돌을 재해석한다. 한보연 작가는 민화에서 영감을 받아 동물과 식물 등 자연을 형상화한 환상의 세계를 현대적인 색감의 동양화로 풀어낸다.
뿐만 아니라,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직접 관람객과 만나며 작품에 담은 생각과 참여하며 느낀 소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작가와의 대화는 1월 20일 강연수 작가, 1월 22일 한보연 작가, 1월 29일 정성진 작가 등 오후 1시 30분부터 1시간 가량 탑골미술관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의 오프닝은 1월 13일 오후 1시 30분부터 열릴 예정이다. 신인작가의 전시를 맞이하는 어르신이 맞이한다는 의미로 진행부터 연주까지 어르신에 의해 무대가 꾸며질 예정이다.
이번 신인작가 지원사업 도약의 단초5는 전시가 종료되는 2월 14일까지 전문심사단과 어르신을 포함한 다양한 관람객들의 투표로 최종 1인을 선발할 예정이다. 선발된 1인의 작가는 오는 7월, 탑골미술관에서 생애 첫 개인전을 열게 된다.
탑골미술관 관장 희유스님은 “미술의 문턱을 낮추어 어르신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열린 문화 공간인 탑골미술관 속 어르신은 향유 그 이상으로 다양한 역할과 즐거움을 찾고 있다”며, “누군가의 시작에 대해 함께 설레이고, 응원하는 이번 도약의 단초 전시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김병헌 기자(bhkim4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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