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운 것이 내 탓도 아닌데, 내 자신을 원망만 했어요. 글을 배워서 살아온 세월, 가슴속 담아둔 이야기를 쓰다보니, 내가 얼마나 용기있는 사람인지 알게 되었죠. 그래서 책 제목을 ‘나는 나다!!’라고 지었어요” 문해학습을 통해 ‘내 인생의 첫 번째 책’을 만드신 서옥자님(성북구 거주 58세) 이야기다.
이처럼 뒤늦게나마 문해학습을 시작하신 분들이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가슴속 꿈을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담은 ‘내 인생의 첫 번째 책’의 작가가 되고, 연극 무대의 주인공이 된다.
서울시는 올 6월 발표한 “성인문해교육 활성화 4개년 종합계획”에 따라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사)푸른사람들 등 15개 교육기관과 함께 28일 오후 2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청춘, 배움의 성과공유회’를 개최한다.
‘나의 글, 나의 배움, 나날이 즐거워요!’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2019년 한 해 동안 서울지역 각 문해교육기관에서 추진한 문해학습 성과를 공유하고, 문해교육 관계자와 활동가·시민들의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내용은 ▴문해교육 유공자 표창, 우수 문해교육프로그램 및 시화전 시상 ▴‘내 인생의 첫 번째 책’ 및 배움을 주제로 쓴 짧은 글 전시 ▴문해학습자가 직접 쓰고 만든 시낭송, 연극, 합창, 합주 등 공연 ▴문해교육 시화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번 행사 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내 인생의 첫 번째 책’(200여 권) 전시(행사장 로비)인데 늦은 배움을 시작한 시민들의 진솔하고 가슴 먹먹한 이야기와 그림이 담겨 있고, 배움을 주제로 한 짧은 글(100여 편)도 같이 전시될 예정이다. 문해교육 유공자 표창은 서울지역 문해교육 활성화를 위해 기여한 공적·공헌이 있는 개인 및 기관(5명/개) 및 서울시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 공모전 우수기관(3개), 서울지역 문해교육 시화전 수상작 대표 작품(6개)에 대해 시상한다.
문해학습성과 발표는 ▴시화전 수상자 외 7인의 시화낭송 ▴ 배움의 즐거움을 표현한 연극 2편 <우리가 꿈꾸는 문해학교>, <풀고 간다 전해라> ▴ 교복을 입고 학창시절을 표현한 율동 <써니> ▴ 합주 <리듬으로 표현한 자신감> ▴ 합창 <학교에 오면! 공부를 하면!> 공연이 펼쳐진다. 또한 25일부터 3주간 서울시청 및 서울중앙지방법원 1층 로비에서는 서울지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입상한 문해교육 시화전 작품 전시회가 진행된다.
엄연숙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어린 시절 역경 때문에 글을 배우지 못한 분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평생 가져갈 수 있도록 이 분들을 위한 문해교육에 힘을 쏟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행사가 문해학습 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병헌 기자(bhkim4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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