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어르신 방문요양기관에 ‘서울형 좋은돌봄인증제’를 도입한다. 방문요양의 품질과 공공성을 높이는 동시에, 방문요양기관에 종사하는 요양보호사의 처우개선에도 나선다는 목표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데이케어센터(2009년)와 노인의료복지시설(2015년)에도 ‘서울형 인증제’를 도입한 바 있다.
서울형 좋은돌봄인증제는 어르신의 인권보호, 시설의 안전성 및 재무건전성 등 좋은 돌봄을 위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우수한 장기요양기관을 시가 인증하는 제도다. 서울형 인증을 받은 방문요양기관에는 서울시 인증마크가 부착되며, 기관별로 연 최대 1,6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안정적인 기관 운영을 지원한다.
방문요양 서비스는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하면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어르신들의 선호도가 높다. 시 장기요양급여 이용자의 57%(9만6,775명 중 5만5,467명)가 이용할 정도로 어르신 돌봄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만큼 방문요양 서비스의 품질은 어르신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낮은 진입문턱으로 소규모 영세기관이 난립하면서 과다 경쟁이 발생해 서비스 품질보다는 ‘투입비용 최소화’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돌봄종사자의 낮은 대우나 부당 청구 같은 문제를 낳고 있다. 방문요양기관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한 평균 이용자수는 개소 당 40명인데 반해 실제 이용자수 분기점은 평균 26명(2016년 12월 기준)에 그칠 정도로 재정이 열악한 상황이다.
본격적인 인증제 도입에 앞서 시는 올해 4월부터 서울시복지재단과 함께 ▴서비스(이용자 욕구별 맞춤서비스 제공) ▴일자리(돌봄종사자 일자리 안정) ▴기관(좋은 일터분위기 조성) 3개 영역(총 24개 지표)의 ‘방문요양 좋은돌봄 인증지표’를 수립했다. 서비스‧일자리 영역은 평균 80점(영역별 70점 이상), 기관 영역은 모든 지표를 충족해야만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서울형 인증을 받은 방문요양기관은 6개 항목에 대한 보조금(시설당 연 1,000만 원~1,600만 원)을 지원받는다. 6개 항목은 ▲비자발적 실직 요양보호사 일감지원 ▲상해공제보험 가입비 ▲사회복지사 상담 관리수당 ▲사례운영비 ▲외부전문가 교육훈련비 ▲직원소통 간담회 및 활동지원비다.
특히, 돌보던 어르신의 사망 등으로 인해 비자발적으로 실직한 요양보호사가 계속 일할 수 있도록 ‘공익형 방문요양서비스’를 신설했다. 대표적인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조치인 동시에 이용자에게는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나들이, 목욕 등 기존 1명으로 버거웠던 서비스를 비자발적 실직 요양보호사를 활용해 2인1조로 제공한다.
현재 서울에 소재한 방문요양기관은 총 약 2,000개소(2019년 6월 기준)다. 서울시는 이중 ‘사회복지시설’로 등록된 재가노인복지시설(146개소)를 대상으로 12월 중 5개소를 선정해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내년 4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으로 오는 12월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장기요양기관 지정갱신제’에 따라 나머지 기관들도 6년 이내에 모두 사회복지시설로 전환되는 만큼, 인증 신청 가능기관은 지속 확대될 예정이다.
서울형 좋은돌봄인증 방문요양기관 시범 공고는 12월 중 시 홈페이지(http://www.seoul.go.kr)를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시는 방문요양 기관의 인증품질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매년 모니터링을 실시, 서비스 품질을 관리할 예정이다.
강병호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심화로 방문요양의 이용률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의 지역중심 돌봄정책에 발맞춘 이용서비스의 질 강화가 필요하다”며 “서울시는 좋은돌봄인증을 통해 시민 누구나 좋은 서비스를 안심하고 받을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글=김병헌 기자(bhkim4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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