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시장에서 과일도매상을 하던 A씨(65세)는 올해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로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장 일이 점점 버거워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게를 팔아서 생긴 목돈을 즉시연금에 넣고 다달이 생활비를 받을 계획이다. 그런데 즉시연금에 가입하고 연금을 받으면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할까? 통상 연금보험은 가입한 다음 10년은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즉시연금은 보험료를 납입하고 바로 연금을 받는데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저축성보험 가입자가 보험계약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차익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즉시연금 가입자도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즉시 연금 가입자는 보험계약을 하고 바로 연금을 수령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앞서 말한 10년 유지조건을 어기는 것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보험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없는 것 아닐까? 즉시연금에 대한 과세 여부는 보험 가입 시기와 연금수령 방법에 따라 차이가 난다.
확정연금형은 보험차익 과세
즉시연금의 가입자가 연금을 받는 방법에는 확정연금형, 상속연금형, 종신연금형이 있다. 먼저 확정연금형부터 살펴보자. 확정연금형은 보험가입자가 선택한 기간 동안 원금과 이자를 나눠서 수령하는 구조다. 다른 연금 형태와 비교했을 때 연금액이 가장 많아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연금을 수령하려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누적 연금수령액이 납입보험료를 초과하는 시점부터 이자소득세가 부과된다. 이 같은 세금문제 때문에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확정연금형 수령방법을 제시하지 않는 즉시연금상품이 많다.
상속연금형은 계약금액 1억 원까지 비과세
상속연금형은 정해진 기간 동안 이자만 수령하다가 만기가 되면 원금을 돌려받는 구조이다. 따라서 연금재원이 소멸되는 것을 바라지 않거나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다면 상속연금형을 선택해볼 만하다. 상속연금형은 가입시점에 따라 비과세대상 금액이 달라진다. 2013년 2월 14일 이전에 즉시연금에 가입한 사람은 10년 이상 연금을 수령하면 금액에 상관없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한도가 단계적으로 축소됐다. 2017년 4월 1일 이후 체결한 저축성 보험계약의 경우 계약자 1인당 납입할 보험료 합계액이 1억 원 이내인 경우에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종신연금형은 조건만 충족하면 금액에 상관없이 비과세
종신연금형은 보험가입자가 살아 있을 때까지 연금을 수령하되, 조기사망에 대비해 보증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연금액은 상속연금형에 비해 많지만 확정연금형보다는 적다. 다른 연금수령방법과 달리 일단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면 해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순수 노후생활비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2013년 2월 14일까지 체결한 즉시연금은 보험계약을 10년 이상 유지하기만 하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그 이후부터 비과세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보험료를 납부하는 계약자, 보험 대상이 되는 피보험자, 연금을 수령하는 수익자가 같아야 한다. 또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면 해지가 불가능하고 가입자가 사망하면 연금재원은 소멸해야 한다. 연금은 55세 이후부터 수령할 수 있는데, 연금지급보증기간을 두는 경우 그 기간이 피보험자의 기대수명보다 짧아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납입 한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즉시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