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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든든하게 지원하는 성인교육기관, 독일시민학교

전 세대를 위한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교육과정을 제공

입력 2019년09월30일 15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독일의 고령화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4년 기준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섰다. 100세가 넘은 인구가 만 7,000명, 65세 이상이 전체의 21%, 75세 이상이 11%일 정도로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한 상태다. 이러한 고령화는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데, 도심 지역이 아닌 경우 고령화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알프스 지역 및 뤼겐 아일랜드 같은 경우에는 노인 비율이 더 높은 편이다. 독일은 증가하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시민학교(Volkshochschule)를 지원하며 성인교육을 저렴하게 제공하도록 돕고 있다. 시민학교(VHS)는 독일어로 시민을 뜻하는 ‘Volk’와 고등교육기관 혹은 대학을 뜻하는 ‘Hochschule’의 합성어로, 독일의 성인교육기관을 가리킨다. 시민학교의 목적은 전 세대를 위한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시민학교의 기원은 덴마크의 작가이자 철학자, 목사였던 그룬트빅이 기존 보수적인 교육으로부터 벗어나 보통교육과 계몽을 담당하는 학교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독일의 시민학교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쟁기간 동안 교육으로부터 배제되어있던 국민에게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확장되었다. 1919년 시민학교는 법적으로 인정받는 교육기관이 되었으며, 짧은 기간 내에도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른 시기부터 칼자이스 같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였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등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및 분단 시기에도 별도의 교육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해왔을 만큼 역사가 깊다.


 

최근에는 외국인들을 위한 독일어 교육 및 성인교육을 및 성인교육을 저렴한 수강료로 제공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지역의 시민학교가 시니어를 위한 페이지를 별도로 마련해둘 만큼 고령층을 위한 코스가 잘 제공되어 있다. 주 노동활동 연령층인 20∼54세의 경우, 직업훈련 및 직장 내 교육, 복지 혜택 등으로 상대적으로 다양한 교육에 노출된다고 하지만, 55세 이후 혹은 은퇴 후의 노년층에 대한 교육은 충분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 및 유럽연합(EU) 차원의 시민학교 재정 보조는 이러한 시니어 교육의 역할을 일정 부분 시민학교에 분담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독일의 성인교육은 기본적으로 정치, 문화 등을 포함한 일반 성인교육과 직업 성인교육으로 나누는데, 2008년 기준 총 2만5,000개의 교육기관이 있었으며 그 중 시민학교는 그 중 23.5%를 차지했다. 이는 41.3%인 사설 교육기관 다음으로 많은 비중이고, 공립기관으로서는 시민들에게 가장 접근성이 높은 것이다.

 

시민학교는 독일의 도시 단위로 운영되고 기본적으로 정치/사회, 문화/예술, 건강, 언어, 직업교육, 기본 학위교육 등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2015년 기준, 독일에는 총 905개의 별도 시민학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59만2,000개의 프로그램에 1,647만7,000시간의 수업이 제공되었다. 이는 해마다 늘어나는 것이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언어 프로그램의 경우 타 사설어학원보다 저렴한 수강료에 제공되고 난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지원 프로그램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러한 증가 추세는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타 고등교육기관(국공립대학 포함)의 경우, 정부 지원으로 수강료를 개인이 부담하지 않아도 되지만, 시민학교 자체는 이윤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강료로 운영된다. 재원은 크게 정부보조금, 지방자치단체 지원금, 수강료 수익, 기부, 제3기관 투자로 구성되어 있다.

 

주별로 상이할 수 있으나 독일 전체로는 2015년 기준 총 운영금의 재원은 10억9,123만1,000유로로, 수강료(40.5%), 국가/지자체로부터의 기타 공공보조금(40.4%), 기타수입(19.1%)으로 이루어졌다. 그 중 수입의 99.6%(10억8,735만 유로)가 운영비용인 것을 감안할 때 철저하게 이윤 없이 수강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고 있으며, 성인교육을 담당하는 공적 기관답게 절반을 넘는 비용이 국가와 기타 기관의 지원금으로 충당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용의 41.5%가 시민학교 운영을 정규직 인건비, 31.3%가 강사 수업료 등 기타 인건비로 소요되고 있다. 많은 강사들은 시민학교에 고용된 상태가 아니라 해당하는 강좌에 대한 수업료를 지급받는 식으로 참여한다.

 

제공되는 프로그램 코스 수의 경우 건강(33.6%) 및 언어(32.1%)를 차지했고, 강의시간의 경우에는 언어(49.4%)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외국어로서의 독일어 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국제 문화 교류를 위한 다양한 행사도 기획하는 등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김창규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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