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정어머니가 치매를 진단받은 지는 5년 정도 되었고, 우울증 약을 중복처방 받아 너무 과하게 복용한 것이 문제인지 하지근무력증까지 와서 현재는 거동이 매우 불편하십니다. 시골에 부모님 두 분만 생활하다보니 식사를 제대로 챙겨 드시기 어렵고 아버님 혼자서 어머님을 돌봐드리다 보니 위생 상태도 열악해 저희 집으로 모시고 오게 되었습니다. 돌봄서비스를 받으면 괜찮겠지 하는 마음과 집안의 막내로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아서인지 가족들은 요양원으로 모시고자 하지만 저는 차마 그럴 수 없었습니다.

한데 제가 자영업을 하고 있어 치매인 어머니를 간병하느라 일도 못하고 있고 생활비도 많이 들어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이 됩니다. 또한 어머니가 저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저를 너무 달달 볶으니까 살 수가 없어요. 요즘은 제가 우울증에 걸려서 죽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들어 미쳐 버릴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요양원에 죽어도 안 간다고 하고, 다시 시골로 보내게 되면 아버지 혼자서 어머니를 돌보시는 것도 어렵고 전처럼 머리는 헝클어져 떡이 되어 있고, 목욕도 안 해서 냄새 나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을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요.

6남매인데 다들 치매인 어머니는 신경 쓰려고 하지 않고 찾아오지 않아 혼자서 어머니를 도맡아 돌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돌봄을 그만두면 어머니는 더 나빠질 것이 뻔하지만 이제 제가 한계에 왔나 봐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치매어머니를 돌보시면서 심신이 많이 지치신 것 같습니다. 얼마나 힘이 드셨으면 죽고 싶다는 마음까지 드셨을까 하는 생각에 제 마음도 많이 안타깝습니다. 흔히 치매환자를 돌보는 것을 마라톤에 비유하는데 너무 빠른 속도를 내서 최선을 다해 돌보시다 보면 쉽게 지치기 마련입니다. 치매는 초기/중기/말기마다 증상이나 대처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면서 케어기술을 적용하면 어머님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선생님께서는 최선을 다해 잘 모시려고 하나 어머님의 증상이 변하기 때문에 대처하기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부딪치게 되면 감당하시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어려움은 혼자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 치매환자를 돌보는 대부분의 가족들이 이와 비슷한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환자를 돌보면서 절망감, 분노, 죄의식, 자포자기 등 복잡한 감정들을 겪으면서 많이 힘들어하시는 보호자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처럼 따님께서 자신을 통제할 수 없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진료를 받아 보실 것을 권유합니다. 치매처럼 장기간 간병이 필요한 경우 혼자서 환자를 돌보는 것보다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부양의 부담도 줄여보시고 주위에 도움을 받을 만한 기관들이 있는지 찾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경제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방문요양이나 주간보호서비스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 혼자 감당하다보면 더 우울감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감정이 상한 채 어머님을 돌보다 보면 감정이 격해질 수 있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두 분의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돌봄자가 건강해야 치매환자에게도 질 높은 케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지역 치매상담센터를 방문해 헤아림 가족교실 혹은 가족자조모임의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에서도 헤아림 가족교실, 자조모임에 대해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동행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같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치매가족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보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또한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 내의 온라인 가족 지원서비스의 형태인 온라인 자가심리검사를 통해 현재 돌봄의 부담에 대한 정도와 기분상태, 치매에 대한 인식도 등을 알아보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글=김성민 기자(smkim@naver.com)

ⓒ 시니어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