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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노인영화제, 25일 개막…‘노년의 삶’ 소통과 공감

총 90편 상영…노년의 삶에 대해 모두 함께 고민‧공감하는 문화

입력 2019년09월24일 20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서울특별시와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주최하고 서울노인영화제가 주관하는 제12회 서울노인영화제가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개최된다.

 

서울노인영화제는 노인과 노인문화, 세대교류를 주제로 한 국내 최대 규모의 노인관련 영화제다. 2008년 시작 이래 서울노인영화제의 누적 관람객은 3만여 명이며, 매년 3,000여 명 이상의 관객과 노년의 삶을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소통의 무대다.

 

올해 ‘100白BACK, #100’이라는 콘셉트로 열리는 서울노인영화제의 개막식은 25일 오후 3시 대한극장 5관에서 개최된다. 개막식에서는 작품 공모로 선정된 본선 진출작 31편에 대해 서울시장 상 시상식이 열린다. 뒤이어 개막작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가 상영될 예정이다.


 

개막작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는 에르네스토 콘트레라스 감독의 작품으로, 세계 최대 독립영화제인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영화제는 노년에 대한 담론에 국제적인 관점을 더해 세계 속 다양한 노년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국제영화제로 발돋움하고자 개최 이래 최초로 해외작품을 개막작으로 초청했다.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는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의 마지막 전승자이자 서로를 원수로 여겨 50년 간 소통을 단절한 두 노인이 젊은 언어학자와의 만남을 통해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개막작을 통해 소통의 단절이 전통과 문화의 소멸로 향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진정한 소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올해 서울노인영화제는 단편경쟁 해외부문을 신설, 15개국에서 61편이 출품되었으며, 본선에 진출한 11개국 25작품을 상영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주요 담론이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여전히 빛나는 노년기 삶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대만의 가오슝영화제와 함께 준비한 ‘SISFF 마스터클래스: 가오슝영화제 특별전’에서는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공감되면서도 조금은 낯선 대만의 노년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으로 Chuang-Yang LI 감독의 <할머니의 방귀뀌는 스쿠터>, Dan-Chi HUANG 감독의 <남자, 사람, 마네킹>, Han Xiu Yu 감독의 <참새>, Shih-Han TSAO 감독의 <자오가 그리는 봄의 꿈> 등을 상영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에서 노년의 삶에 대해 어떤 고찰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해외특별장편’ 섹션과 ‘도슨트초이스: 앨리스 신 특별전’도 함께 준비했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과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을 공고히 하고자 아동을 포함한 가족 관객을 위한 ‘주니어 섹션: 같이 가자!’를 신설했고 청년감독과 어르신이 함께 만든 ‘영상자서전 프로젝트: 인생교환’ 섹션을 준비했다.

주니어 섹션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 뿐 아니라 어른관객에게도 추천하는 섹션으로 애니메이션과 극영화로 구성했다. 장혜영 감독의 <어른이 되면>과 캐서린 브레튼 감독의 <밤의 정적 속에서>, 기요미 아오야기 감독의 <얼음 시대의 여름>과 니지 타로 감독의 <반짝 반짝 빛나는 작은 별>, <더 파이> 등을 상영한다.

 

‘영상자서전 프로젝트: 인생교환’ 섹션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청년감독이 1970~80년대 중동지역 파견되어 일했던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를 영상에 담아낸 섹션으로,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신한생명의 지원으로 마련되었다.

 

이외에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노년의 모습을 담은 ‘Know-ing: 우리는 모두 영화가 된다’, 현재 노인들이 젊은 시절 즐겨보았던 작품부터 현대 작품까지 다시 혹은 같이 볼 수 있는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전’, 2018 서울노인영화제 대상 및 우수상 수상작을 다시 볼 수 있는 ‘SISFF 명예의 전당’ 등 다양한 자리를 준비했다. ‘Know-ing: 우리는 모두 영화가 된다’에서는 풍정리 어르신들의 라디오 DJ도전기 ‘풍정라디오’와, 자신의 삶이 담긴 영화 속 여배우가 되는 도전을 그린 ‘나는 여배우다’를 상영한다.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전’에서는 한국 영화사의 기념비적 작품인 최초의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와, 70년대 당시 최다 관객을 동원하며 청춘영화 붐을 일으킨 ‘별들의 고향’,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되는 ‘몽마르트 파파’ 등을 상영한다.

이번 서울노인영화제의 홍보대사로는 중년배우 이병준, 시니어모델 김칠두, 신예배우 신지이가 위촉되었다.

 

이 시대에 존재하는 다양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이병준은 “우리나라에 다양한 아버지의 모습이 있듯, 다양한 노년의 모습이 있음을 서울노인영화제를 통해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60대에 모델로 데뷔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시니어 모델 김칠두는 “제2의 인생으로 감독의 꿈을 실현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고, 그런 기회를 만드는 서울노인영화제를 응원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권을 다루는 다양한 단편영화에 참여하는 배우 신지이는 “세대를 넘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고민하게 만드는 귀하고 감사한 영화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노인영화제 집행위원장 희유스님은 “올해 서울노인영화제는 영화, 복지, 미술계까지 각기 다른 세 분야가 ‘노년’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준비했다”며,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분야들이 함께했듯,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노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서로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공식 포스터에는 ‘문자’로 미술 작업을 하는 ‘문자 산수’로 유명한 유승호 작가가 참여했다.

 

유승호 작가는 “스프링에서는 처음 한 바퀴를 돌면 또 다른 처음이 되듯 100바퀴를 돌아도 항상 또 다른 처음이 되기도 하고, 100바퀴를 돌고나면 어느새 위로 올라가 있듯이, 처음과 끝을 생각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포스터에 대해 설명했다.


 

단편경쟁 국내·해외부문 수상자에게는 미술계 작가 8명의 작품이 트로피로 수여될 예정이다. 미술계와 영화계의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으로 기획된 이번 트로피 제작에는 옻칠 공예 유남권 작가, 서양화 양경렬, 박형진, 이정아 작가, 조각 박용식 작가, 동양화 최혜인 작가, 도예 정경숙, 이혜미 작가가 참여했다. 올해 단편경쟁 국내부문 및 해외부문 8인의 수상자에게는 작가의 작품인 트로피와 작품 보증서가 수여되어 수상의 기쁨이 배가 될 예정이다.

 

서울노인영화제는 개최 이래 100세 시대 속 다양한 노년의 일상과 노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조명, 노인 인식 개선과 세대통합에 기여하고 있다. 2019 서울노인영화제는 무료로 누구나 관람할 수 있으며, 영화제 홈페이지(sisff.seoulnoin.or.kr)에서 상영시간표와 섹션별 상영 영화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강병호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국제영화제로 나아가고자 하는 바람을 담아 노인에 대한 이야기에 새로운 시각을 더하고자 해외경쟁작을 포함해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다양한 세대가 한 자리에 모여, 우리 모두의 노년에 대해 다각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글=김병헌 기자(bhkim4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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