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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세 할머니의 아름다운 역영에 ‘감동’

아마노 토시코씨 마스터즈수영대회 여자 자유형 100m 완주

입력 2019년08월13일 16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3일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주 경기장. 조용하던 경기장이 일순간 함성과 박수소리로 요란했다. 93세 할머니의 역영을 응원하는 관중들의 함성이었다.

 

여자 자유형 100m에 참가한 90세 이상급이자 이번 대회 최고령자인 아마노 토시코(93·일본) 씨는 출발신호와 함께 85~90세급의 젊은(?) 두 선수와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비록 빠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힘차게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다른 두 선수는 이미 결승선을 터치했지만 아마노 선수는 이제 겨우 반환점에 다다랐을 뿐이다.


 

이를 지켜보던 많은 각국 선수단과 응원단은 행여 지치지나 않을까, 중간에 포기하지나 않을까 가슴을 졸이며 지켜볼 즈음 관중석에서 하나 둘 박수가 시작되더니 이내 전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아마노 선수는 결승 패드를 터치했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한마음으로 그녀를 응원하고 축하했다. 그의 기록은 4분28초06. 기준기록인 3분55초를 넘지 못해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나이를 잊은 그녀의 도전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경기 후 아마노씨는 “이 아름다운 경기장에서 수영을 할 수 있어 너무나도 행복했다”면서 “땅에서는 무리가 있지만 물 속에서는 전혀 움직이는데 지장이 없다”며 웃었다.


 

사실 아마노씨는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로 이동했으며 이날 경기에서도 출발대에 오르지 못하고 다른 선수와는 달리 바닥에서 출발했다.

 

그녀는 “경기 중에 관중석에서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잘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응원을 받아 너무나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아마노씨는 “30여 년 전부터 숱한 대회에 출전해왔다”며 “다음 대회에도 계속 나갈 것이며 100세까지는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한편 이날 아마노씨의 경기 모습과 경기 후 인터뷰에는 방송 및 통신, 신문기자들이 대거 몰려 마스터즈대회에서는 이례적으로 취재 경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글=정재우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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