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둔 가족들의 간병 부담을 덜어주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시와 지방 도시의 지역별 편차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은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시도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대상기관 및 병상 지정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호사가 입원 병상의 전문 간호서비스를 24시간 전담하고, 간호조무사는 간호사와 함께 보조 역할을 수행해, 입원진료의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환자의 간병 부담을 줄이고자 2015년 도입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보호자나 간병인이 계속 환자 옆에 상주해 있지 않아도 돼 ‘보호자 없는 병동’이라고도 불린다.
정부는 2022년까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병상을 10만 개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시행 5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4만2,000여 개에 그쳐 2022년까지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대상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은 1,588곳이지만 실제 시행하고 있는 곳은 530곳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25.7%, ▲2018년 31.4%, ▲2019년 6월 현재 33.4%로 미약하게 상승하고 있지만 의료기관의 참여비율은 40%에도 크게 미치는 저조한 실적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상은 10개 중 2개에도 못 미치는 걸로 나타났다. 병상은 올 6월 기준, 4만2,292개로 1년 전 3만469개 병상에 비해 4.7% 상승했지만,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병상은 전체 24만8,357개 대비 17%에 불과하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6개 주요 광역시와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대상병상수 대비 지정병상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천(40.2%), 대전(24.6%) 등 7개 주요 시도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추진율은 높았지만 노인 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방 도시의 대상병상 대비 시행병상은 8%대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세종, 제주는 각각 0%와 6.7%로, 매우 낮은 수준의 서비스 추진율을 보이고 있다. 지정병상률이 가장 높은 지역인 인천은 40.2%이고, 가장 낮은 지역인 세종은 0%로 많은 격차가 난다.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간호인력 수급 부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9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전국 4만2,292개의 병상 중 71.9%가 상위 5개 지역인 경기·서울·부산·인천·대구에 몰려있다. 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병상은 경기 9,145개, 서울 8,627개, 부산 4,886개, 인천 4,601개, 대구 3,142개 순으로 많이 지정되어 있고, 세종과 제주는 각각 0개, 177개 병상만이 서비스 시행 병상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병상이 과도하게 몰려 있는 셈이다. 또한 주요 상위시도 5개(경기·서울·부산·인천·대구)를 제외한 그 외의 시 도들은 지정병상의 평균인 2,488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승희 의원은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면 간병 부담은 고스란히 가족의 몫으로 돌아간다. 가족들에게 지워지는 간병 부담을 견디다 못해 저지르는 ‘간병 살인’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추진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간호 인력 개편 등 획기적인 정부 대책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글=남정식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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