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은 1년 평균 약 12만 원의 문화비를 지출하며 연평균 6~7회 문화 관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문화재단이 서울시민 6,3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서울시민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간 문화활동 관람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50대이며, 20대의 문화 관람률보다 베이비붐 세대의 문화활동이 더 높은 결과를 보였다. 연평균 문화생활 비용지출 규모는 30~40대의 자녀가 없는 기혼 남성(22만2,000원)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반면 연평균 문화 관람을 하는 횟수는 30~40대 자녀가 없는 기혼 여성에서 10.2회로 가장 많았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번 조사결과를 연령, 결혼, 자녀 유․무를 고려해 5가지 키워드로 정리했으며, ▴세대변화 ▴문화소비 ▴문화편식 ▴문화로 소확행 ▴생활권 문화 등으로 분석했다.
조사에 응답한 50~60대의 문화관람률은 75% 이상으로, 20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평균 관람횟수 또한 20대와 50대 모두 동일한 수준인 6.7회로 나타나 50~60대의 문화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예전 노년층과는 달리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50~60대의 베이비붐 세대가 문화소비층으로 진입하고 있는 현상은 2016년 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시민의 문화 활동을 위한 연평균 문화생활 비용지출 규모는 30대 남성이 17만3,000원으로 가장 금액이 컸으며, 연평균 문화관람 횟수 또한 30대 남성이 7.6회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만 같은 연령대라도 생애주기별 연간 문화관람 총비용과 관람횟수의 차이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30~40대 자녀가 없는 기혼 남성의 연간 문화생활 비용은 22만2,000원, 자녀가 없는 기혼 여성은 21만4,000원으로, 같은 연령대 미혼 남성의 문화관람지출 비용인 12만9,000원, 미혼 여성의 13만8,000원보다 월등히 높았다.
서울지역 관람률
본인이 직접 지불해 문화 관람을 하는 횟수는 30~40대 자녀가 없는 기혼여성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40대 자녀를 둔 기혼남성의 문화비 지출은 19만7,000원으로 높은 편이나 본인이 직접 지불해 문화 관람을 하는 횟수는 6.2회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문화관람 동반자를 묻는 질문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가족과 함께 관람한다’는 비율이 50% 이상으로 나타나 가족단위 문화활동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혼자 관람한다’는 비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늘어나 최근 혼밥, 혼술 등 사회 트렌드와 맞물려 홀로 문화생활을 즐기는 비중이 전 연령별 고르게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 한 번이라도 문화관람 활동 경험이 있는지 묻는 ‘문화향유 생애경험’을 조사한 결과, 극장영화 관람 경험이 있는 응답이 92.9%로 나타나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박물관(92.5%), 연극공연(76.5%), 축제(74.9%), 미술관(74.1%)가 뒤를 이었다. 설문 장르는 총 10개로 ▴극장영화 ▴박물관 ▴연극공연 ▴축제 ▴미술관 ▴대중공연 ▴음악공연 ▴전통예술공연 ▴무용공연 ▴문학행사 등이며 이중, 극장영화의 관람 경험이 92.9%로 나타나 타 장르에 비해 여전히 높은 문화 편중성이 나타났다.
연간 총 문화비 지출(만원) / 본인지불 문화관람 횟수(회)
각각의 문화예술 장르 중 평생 한 번도 관람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극장영화(7.1%), 박물관(17.5%)을 제외하고 모든 장르별 20%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학행사와 무용공연의 경우 과거에 한 번도 해당 분야의 행사를 경험한 적 없는 사람의 비중이 각각 74.6%와 74%라는 큰 비율로 조사됐다. 반면 향후 관람의향은 약 20%인데 반해, 극장영화의 경우 향후 관람의향이 83.7%로 나타나 문화예술을 관람해본 경험이 이후의 관람의향을 형성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및 박물관 등과 같이 대중적인 문화관람은 경험률이 높은 반면 문학 및 무용 등의 분야는 비 경험률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각 장르별 문화 활동 관람에서 개인의 취향차이가 있고, 문화예술 각 분야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과 함께 공연 및 행사의 관람빈도 등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1년간 응답자의 경험을 기준으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무료로 관람한 후 공연이나 전시를 돈을 지불하고 관람할 의향이 생겼다는 응답은 40%이며, 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관람한 후 다른 장르를 경험한 사례는 20.4%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문화 관람률 증가는 최초 한 번의 경험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시민들이 편중된 문화향유 활동을 하거나 문화예술 관람에 장애를 느끼는 이유를 물어본 결과 비싼 티켓 가격(71.4%), 시간이 맞지 않아서(50.7%), 접근성(49.1%), 정보부족(43.6%)이 뒤를 이었다.
문화관람 후 느낀 정서적 경험은 세대별로 달랐는데 30대는 전반적 행복감(79.2%)을 주로 느낀 반면, 40대와 50대는 문화 활동 후 스트레스 해소 효과(각각 82.6%, 82.2%)를 좀 더 크게 느끼는 특성을 보였다. 또한 같은 30~40대 응답자를 대상으로 결혼 여부와 자녀 유·무에 따라 느끼는 정서적 효능감을 확인한 결과, 3040 미혼여성은 기분전환(95.4%)을 주로 느낀 반면, 3040 자녀를 둔 기혼남성은 행복감(98.5%)의 응답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생활권 공간에서의 문화활동 경험
문화예술 주 관람 지역이 ‘거주지 주변’이라고 답한 비율은 전체 77.1%로 대다수 시민이 생활권 문화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민들은 생활권 문화 공간 중 ▴작은 도서관 ▴거리 음악공연 ▴독립서점 ▴복합 문화공간 등을 통해 일상 속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서울의 문화환경과 응답자의 현재 거주지 주변 문화환경 만족도를 비교한 결과, 서울 문화환경 만족도는 3.21점인데 반해, 거주지 문화환경 만족도는 2.98점으로 다소 낮게 나타났다. 서울의 문화환경에 비해 거주지 문화환경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거주지별로 문화환경 수준이 서로 다르다고 추측할 수 있다.
설문에 참여한 서울시민이 생활권 주변의 거주지에서 문화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주지 문화환경 만족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조성뿐 아니라 프로그램과 운영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를 통한 문화예술 활동(%)
이번 조사에서는 미디어를 통해 문화예술 활동의 영역이 확장된 것도 확인됐다. 서울시민은 ▴클래식 음악(31.1%) ▴연극(24.6%) ▴박물관 전시(16.4%) ▴미술작품, 사진전시(13.3%) 등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오프라인’에 국한됐던 문화예술 장르의 경험이 미디어를 통해 ‘온라인’으로 확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한 문화 활동이 다양한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현상은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오프라인 활동의 보완재로 작용할지 대체재로 작용할지는 앞으로 조금 더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통계 결과를 참고해 앞으로도 서울시민의 다양한 문화적 취향과 삶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문화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글=신호숙 기자(smkim24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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