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 영인거주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의 피해를 당하려는 순간 영인신협 직원들의 재치로 피해를 막는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5월 8일 어버이날 오전 11시 30분경 할머니 한 분이 농협에서 현금 1,000만 원을 인출해 아산북부신협을 찾아와 국민은행 계좌로 손녀딸에게 송금을 하시겠다며 현금을 건네자, 신협직원이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설명하던 중 책상에 올려져있는 휴대폰이 통화중인 것을 알게 되면서 보이스피싱을 확신했다.
진짜 손녀딸에게 보내는 것이 맞는지 여쭈자, 할머니는 보란 듯이 친손녀와 얘기하듯 자연스럽게 통화를 하셨고, 손녀딸이 송금을 안 해도 된다고 했다며 현금을 다시 달라 하고 음료까지 마시며 태연히 나갔다.
고액의 현금을 갖고 나가시는 할머니가 걱정된 신협직원은 할머니를 따라 나가 재차 보이스피싱 위험성에 대해 설명해 드리고 댁까지 모셔다 드리겠다고 하였으나, 할머니는 바로 옆 영인면행정복지센터에 볼일이 있으니 따라오지 말라고 하시며 버럭 화를 냈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원들은 교대로 실제 행정복지센터로 가는지 뒤를 밟으며 할머니의 동태를 살폈다. 잠시 후 직원들의 눈을 피해 허리를 굽힌 채 우체국으로 들어가시는 할머니를 보고, 보이스피싱을 확신한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신협직원들은 우체국에서 송금이 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통화중인 할머니께 전화를 끊을 것을 권유하였지만, 할머니는 오히려 직원들을 의심하며 화를 냈고, 할머니와 직원 간에 실랑이가 한참일 때 경찰이 출동하게 되고, 경찰을 본 할머니는 마침내 본인이 사기꾼에 속았다는 것을 실감하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시며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신의 전 재산을 지켜주어 고맙다며 수차례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아산북부신협 영인지점장은 “마침 가정의 달 5월, 어버이날에 할머니의 돈을 지켜드리게 되어 특히 보람을 느낀다. 직원들의 재치와 끈질긴 협심이 없었다면 할머니의 소중한 전 재산을 지켜낼 수 없었을 것이다”며 이날의 모든 공을 소속직원에게 돌렸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범죄 중 1위는 ‘사기’로, 그 중 보이스피싱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수법으로 여전히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공서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전화를 받을 경우, 가족이나 지인인 것처럼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 생활의 궁핍을 노린 저금리 대출로 유혹하는 경우, [WEB발신]을 통해 현금결재가 완료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을 경우에는 사기범죄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과감하게 통화를 끊어버리는 지혜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글=박희숙 기자(smkim24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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