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가 깜박깜박하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병원에서 피검사, 인지기능검사, MRI를 다 했는데 치매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다면서 경도인지장애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치매유전자 피검사 결과, 치매 위험도가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더 자세하게 확인하기 위해 PET 검사를 받아보라고 하는데, PET 검사가 어떤 검사인지요?
마침 병원에서 실시하는 임상실험에 참여하면 비싼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검사라 병원 말만 듣고 무작정 검사를 받아도 되는 건지, 검사 받다가 오히려 몸에 무리가 가는 건 아닌지 솔직히 걱정이 앞섭니다.
어머니는 경도인지장애에서 앞으로 치매로 진행이 될까봐 불안하신지 검사를 미리 받아보고 싶으신 것 같습니다. 마침 검사비가 무료라는 말에 더 솔깃해하는 것 같은데, 가족 입장에서 어떤 검사인지도 잘 모르면서 임상시험에 무조건 참여해보라고 하는 게 맞는 건지 판단이 안 섭니다. PET 검사를 받으면 앞으로 치매에 갈리는지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나요? 또 치매인지 아닌지 초기 치매를 진단하는데 꼭 필요한 검사인지 궁금합니다.
A 병원에서 여러 가지 뇌영상 검사를 받으라는 말을 듣고 걱정이 많이 되시겠습니다.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 뇌영상 검사에는 구조적 뇌영상 검사인 CT, MRI와 기능적 뇌영상 검사인 PET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50∼6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대나 경도인지 장애, 치매 초기단계에서는 MRI 상으로 뇌의 구조적인 변화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매의심증상이 뚜렷이 보이는데 MRI 검사 결과 판단하기 어렵거나 어머님처럼 유전자검사에서 치매 위험도가 높은 편이라면 PET 검사가 초기 치매진단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MRI가 뇌의 구조적 변화를 보는 거라면, PET 검사는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해 뇌의 혈류량 또는 포도당 대사능력 등 뇌의 각 부위의 기능적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형 치매 초기에 MRI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라도 PET 검사 상 양측 두정엽의 대사감소 소견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알츠하이머형 치매 임상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미리 파악하는데도 유용합니다.
PET 검사는 주입하는 약물의 종류에 따라 다양합니다. 뇌질환 검사에는 보통 포도당 대사기능을 보는 FDG PET,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일으키는 주요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의 뇌 속 침착과 분포도를 보는 아밀로이드 PET, 타우 PET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PET 검사는 기존의 진단검사 상 치매 여부가 불확실하고 원인질환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정확한 상태를 평가해 진단하는 근거가 됩니다.
또 증상의 진행경과를 관찰하는 추적평가에 도움이 되며 치매인지 아닌지, 치매의 원인질환이 무엇인지 등 감별진단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 PET 검사를 하는 이유는 뇌 속에 알츠하이머형의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단백질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미리 평가하거나 향후 치매로의 이행 등 추적평가를 하는 데 기초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경도인지장애에서 1/3 정도는 치매로 이행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어머니가 앞으로 치매로 진행될까 불안해하신다면 예방 및 조기검진을 위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단 건강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검사비용이 워낙 고가이므로 비용 대비 검사목적, 효과 등을 충분히 고려해 판단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하면 고가의 검사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으나, 임상실험에 참여하실지 여부는 실험의 목적과 내용 등에 대해 병원과 의사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듣고 가족들이 신중히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글=김성민 기자(sm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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