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0만 명 이상의 암 환자가 새로이 발생하고 7만 명 이상이 암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성별로 보면, 우리나라 국민 중 남자는 5명 중 2명, 여자는 3명 중 1명 꼴로 암이 발생해 궁극적으로는 4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한다고 볼 수 있다.
2013년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암종은 남자의 경우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순이고 여자의 경우는 갑상선암, 유방암, 위암, 폐암 순이다. 2014년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연보 자료에 의하면 남자의 경우에는 폐암, 간암, 위암, 대장암이 전체 암 사망의 65% 이상의 차지하고 있으며, 여자의 경우에는 폐암, 대장암, 위암, 간암이 전체 암 사망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암의 연령표준화발생률 추이를 보면, 1999년 10만 명당 약 220명에서 2012년 약 320명으로 증가했고, 눈부신 암 진단 및 치료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라 암 발생 및 사망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 치료 5년 이후에는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져 ‘5년 생존율’은 치료의 성공여부를 평가하는 척도로 사용된다. 2013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암 치료 후 환자의 5년 생존율은 갑상선암처럼 100%가 되는 암 종이 있는 반면에 췌장암처럼 9% 정도로 5년 생존율이 매우 낮은 암 종도 있다.
위암의 경우 전체 5년 생존율이 73% 가량인데, 조기 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은 적절한 치료를 받았을 경우 95% 이상을 보이고 있다.
유방암의 경우 90% 이상, 자궁경부암의 경우 80% 이상으로 높은 5년 생존율을 보이고 있지만 병기(암의 진행정도)에 따른 5년 생존율을 보면 높으 병기(진행성암 또는 말기암)에서 5년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짐을 볼 수 있다. 1기에 90% 이상의 5년 생존율이 4기에는 36%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유방암의 경우 암으로 진단되면 어떤 형태든 수술적 절제가 필요한데, 병기가 낮은 조기 암일수록 형태를 보존하고 암 조직만을 제거하는 유방보존수술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암 종별 5년 생존율은 각각 다르지만 모든 암에서 초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는 경우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반면에, 암이 진행된 후 진단될수록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암의 치료와 암으로 인한 사망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암 검진은 일반적으로 신체적 이상이나 증상이 없고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될 때 검사를 받아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고자 하는 것이다.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암을 불치병 혹은 난치병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치료가 가능한 초기에 암을 발간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진행되어 증상이 있을 때 암을 진단 받기 때문이다.
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도 특히 증상이 없을 수 있으며, 암이 진행되어 나타나는 증상들도 평소 흔히 경험해오던 증상들과 비슷하기 때문에 암의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몸에 이상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수술로 제거할 수 없을 만큼 암이 커져 있거나 다른 조직으로 퍼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암으로 인한 사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은 비교적 쉽게 검진을 받을 수 있으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 받을 경우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국립암센터는 관련 학회로부터 전문가 추천을 받아 국가암검진 권고안 재개정위원회를 구성해 검진 효과와 위해에 대한 체계적인 근거평가 연구를 통해 7대 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갑상선암, 폐암) 검진 권고안을 개발해 발표했다.
7대암 검진 권고안은 기존의 국가암검진 대상 5대 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진 권고안을 개정하고,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종인 폐암과 발생률이 가장 높은 갑상선암에 대한 검진 권고안을 새로이 개발한 것이다. 새로이 발표된 7대암 검진 권고안은 암검진과 관련된 국내외 연구 결과를 종합하고, 우리나라 국가암검진 효과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국가암검진 권고안 재개정위원회가 체계적인 근거평가를 통해 제시했다.
7대암 검진 권고안은 진료실에서 개인 수준의 암검진 관련 상담을 담당하는 의료인들에게 암검진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보다 효과적인 암검진을 권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위암 검진 권고안에서는 40∼74세의 무증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 간격으로 위내시경을 이용한 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75∼84세 무증상 성인을 대상으로 위암 검진을 실시하는 것은 검진의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므로 필요한 경우 의사와 상담 후 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85세 이상에서는 위암 검진을 시행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정확한 검진을 위해 위내시경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위내시경이 위장조영촬영보다 정확도가 높으며 위암 사망률을 2배 이상 낮출 수 있다. 위내시경을 할 수 없거나 쉬운 검사를 원하는 경우 의사와 상담 후 위장조영촬영을 받을 수 있다.
간암 검진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암 검진과는 달리 간암 발생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알려진 고위험군으로는 간경화,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 C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이다. 간암은 다른 암 종과 달리 고위험군에서 진행 속도가 빠르고 치료 성적이 다른 암 종에 비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암 검진 권고안에서는 간암 고위험군(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간경화증)을 대상으로 매 6개월 간격으로 간초음파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B형, C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는 40세부터, 간경화증에서는 연령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간암 검진은 간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간 초음파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며, 혈액을 통한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는 간암 검진 정확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두 가지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은 자궁경부암과 마찬가지로 암 발생 이전단계가 알려져 있어 조기에 발견할 경우에 대장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대장암 이전 단계로 알려져 있는 ‘용종’ 또는 ‘폴립’이라고 불리는 대장 내에 혹을 발견해 제거함으로써 대장암 발생을 막을 수 있다.
대장암 검진 권고안에서는 45∼80세의 무증상 성인을 대상으로 1년 또는 2년마다 분변잠혈반응검사를 기본적인 선별검사로 권고하고 있다. 81세 이상 성인은 검진의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므로 필요한 경우 의사와 상담 후 검진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장암 검진은 분변잠혈반응검사를 기본적인 검사방법으로 권한다. 선택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으셔도 된다. 이중조영바륨관장술과 CT대장조영술은 검진의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
유방암 검진 권고안에서는 40∼69세의 무증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 간격으로 유방촬영술을 이용한 유방암 검진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70세 이상 여성은 검진을 원하는 경우 의사와 상담 후 선택적으로 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유방암 검진은 유방촬영검사로 받는 것이 좋다. 유방촬영검사는 초기 단계의 유방암을 발견하는데 효과적인 검진 방법이다. 반면 유방초음파검사와 임상유방진찰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여성에서 검진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며 유방에 만져지는 혹이 있거나, 이성 병변이 발견되었을 때 필요한 검사 방법이다.
자궁경부암 검진 권고안에서는 만 20세 이상의 무증상 여성을 대상으로 3년 간격으로 자궁경부세포검사 및 자궁경부액상세포도말검사로 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75세 이상에 대해서는 최근 10년 이내에 자궁경부암 검진에서 연속 3번 이상 검진을 받았고, 그 결과 음성으로 판정받았으면 검진을 받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검진은 자궁경부세포검사로 받는 것이 좋으며, 자궁경부세포검사와 함께 선택적으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검사를 받으면 더 좋다. 그러나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검사만 단독으로 받는 것은 검진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
폐암 검진 권고암에서는 30갑년(하루에 피운 담배갑수와 햇수의 곱)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금연 후 15년이 경과한 과거 흡연자는 제외) 55∼74세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폐암 선별검사를 매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폐암 검진은 저선량 흉부 CT로 받는 것이 좋다. 저선량 흉부 CT는 조기 폐암을 발견할 수 있으며, 방사선 노출량을 일반적인 흉부 CT의 1/1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단순 흉부 X-선 촬영, 객담 세포진 검사, 혈청종양표지자는 폐암 검진 방법으로 추천하지 않다.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에서는 무증상 성인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암 검진의 이득과 위해에 대한 의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해 일상적인 선별검사로는 권고하지 않다. 목에 혹이 만져지는 임상증상이 있는 경우나 갑상선암 검진을 원하면 검진의 이득과 위해에 대한 정보를 확인 후 검진 여부를 결정해 의사와 상담 후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글=김성민 기자(sm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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