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25일 국무조정실 종합국정감사에서 국민노후생활을 통합 관리할 (가칭)연금청 설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는 반면 노인 빈곤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오는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는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불과 26년밖에 걸리지 않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빠른 속도이다.
UN은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프랑스 154년, 스웨덴 127년, 미국 94년을 비롯해 주요 서방국가는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기간이 100년 안팎이 걸리고 고령화속도가 빠른 일본도 36년이 걸렸다.
2016년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8.6%로 OECD 평균 12.4%의 4배에 달한다. 한국을 포함 호주 35.5%, 일본 19.4%, 그리스 15.8%, 미국 14.6% 등 5개 국가만이 OECD 평균을 웃도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빠른 고령화 속도, 노인빈곤의 심화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노후 준비는 크게 미흡해 연금의 역할이 요구되지만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어 연금의 소득대체율은 39.3%, 사적연금 가입율은 24.0%에 머물러 OECD 회원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규모는 국민연금 623조9,000억 원, 개인연금 331조5,000억 원, 퇴직연금 169조 원 등 총 1,200조 원에 육박해 GDP(1,730조 원)와 맞먹는 규모다. 최근 10년간 국고 및 세제지원 규모도 46조4,0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일부연금자산의 수익률은 턱없이 낮아 연금재정은 물론 국부 증대에도 기여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단적으로 2017년도 기준 국민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7.3%인 데 비해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1.9%에 그쳤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수익률도 국민연금은 5.5%인데 비해 개인연금은 3.3%, 퇴직연금은 2.8%에 머물렀다.
낮은 소득대체율, 낮은 수익률을 개선하고 국민의 노후생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재 여러 부처로 나뉘어 관리되고 있는 분산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국민연금공단), 군인연금은 국방부(보건복지관실), 공무원연금은 행안부(공무원연금공단), 사학연금은 교육부(사학연금공단)가 각각 관리하고 있다. 사적연금도 퇴직연금은 고용노동부가, 개인연금은 금융위원회가 각각 관리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2015년부터 통합연금포탈을 구축해 각종 개인별 공적 사적연금 가입 정보를 통합제공하고 있고 2017년 말까지 20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이용 중이다. 하지만 개인이 자신의 연금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이를 관리해야 하는 부처는 어느 누구도 통합적인 정보를 파악하거나 그에 기반해 통합적인 노후소득 설계를 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민의 노후소득 종합설계, 각 연금의 적정 수익률 제고, 각 연금의 통합관리가 가능하도록 국무총리실 산하에 (가칭) 연금청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금청 설치 이전이라도 총리실에 연금을 감독하는 기능을 부여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김병욱 의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빈곤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빛의 속도로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노후생활을 통합 관리하기 위한 논의를 서둘러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김병헌 기자(bhkim4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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