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9일 심평원 서울사무소에서 ‘건강보험 심사평가체계 개편 협의체’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행위별 수가제(Fee for Service)’를 기본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에 대한 지급 전 심사 역시 한정된 인력이 청구건별로 일일이 기준 부합 여부를 확인하는 체계로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청구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고 불필요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줄인다는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그간 심사 과정이 비효율적이고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 또한 제기되어 왔다.
또한, 환자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건강보험 혜택도, 행위건별로 설정된 기준 부합여부 등만 따로따로 판단하다보니 불가피하게 제한되던 측면도 존재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추진과 함께 의학적 타당성이 입증된 의료행위 등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과거 비용효과성을 중심으로 설정된 제한적 급여(심사)기준이 아닌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에 따라 환자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스마트하고 탄력적인 제도 운영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지난 5월 보건복지부는 ’심사체계 개편 T/F’를, 심평원은 ’심사평가체계개편단‘을 설치하고, 현행 심사체계의 한계점을 분석해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결과나 질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는 이른바 ’가치기반(Value-based) 심사평가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번 건강보험 심사평가체계 개편 협의체 1차 회의는 그간 심평원을 중심으로 검토해 온 개편방향을 의료공급자 및 소비자(환자단체 등)와 공유하고, 전문가와 함께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이다. 기존에는 청구건별로 조각조각 나눠 기준 부합 여부를 확인하고 기준을 초과하면 일괄 삭감하는 방식으로 심사가 이루어졌다.
앞으로는 의료행위의 특성에 따라 의학적 타당성 유무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단위별로 지표를 설정해 모니터링한다. 또한 이상 청구 경향이 확인되는 경우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한 뒤, 도출된 원인에 따라 사전 계도부터 집중 심사, 수가 수준 및 기준 조정까지 다양하고 입체적인 중재수단이 구현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지표설정 및 모니터링, 이상 청구 경향의 기준, 그리고 실제 중재 과정에서 의료계의 전문적 의견을 폭넓게 반영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그간 심사평가과정에 사실상 배제되었던 소비자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 역시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심평원 이영아 심사평가체계 개편실행반장은 “지난 40여 년간 항목별 청구 적절성 확인 위주로 운영되던 심사·평가의 패러다임이 환자 중심, 의료질 중심으로 거대한 전환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며, 이번 협의체 운영을 통해 “연말까지 구체적인 개선과제 및 실행계획을 도출해 보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심평원의 업무 프로세스 등도 상당 부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법령·예산·전산시스템 등 제도 전반에 대한 심도 깊은 검토와 개선 작업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이중규 보험급여과장은 “본 협의체를 통해 도출되는 개선과제들은 단기간에 끝낼 사안이 아니다”며, “과제별로 체계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안경희 기자(jyounh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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