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주택 이상의 다주택자와 고가의 주택 보유자에게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더 늘리기로 했다. 이 경우 내년에는 주택분 1,521억 원을 포함해 7,422억 원의 종부세를 추가로 거두게 된다. 상가와 빌딩, 공장 등 별도합산토지 종부세율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7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추가 증세 방안이 추가됐다. 과세표준 6억 원을 초과하는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는 세율 0.3% 포인트를 추가 과세한다.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강화하라는 특위의 주문을 구체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6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이번 개편으로 주택보유자 27만4,000명을 비롯해 고가 부동산 보유자 34만9,000명에게 부과되는 종부세가 7,422억 원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정부는 종부세 최고세율은 특위 권고안대로 2.5%로 올리되, 과표 6억∼12억 원 구간의 세율 인상 폭을 특위 권고안보다 더 높였다. 이에 따라 시가로 약 23억 원에서 33억 원까지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시가 50억 원의 주택을 가진 1주택자는 올해 종부세 1,357만 원에 비해 내년에는 433만 원을 추가로 더 내야 하고, 이 사람이 3주택 이상 보유자라면 내년에 2,755만 원의 종부세를 부과받게 된다.
정부는 재산이 많은 사람이 많은 세금을 내도록 과세체계를 개편했고, 늘어난 종부세 수입 전액은 지방으로 이전돼 신혼부부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 거래세 부담을 낮추는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금을 매기기 위한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을 얼마나 반영할지 결정하는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재 80%에서 내년 85%, 2020년에는 90%까지 올린다. 세율은 과표 6억 원 초과분에 대해서 누진세율을 강화해 0.1% 포인트에서 0.5% 포인트까지 인상된다.
정부는 과표 6억 원 이하(시가 기준으로 1주택자는 약 23억 원, 다주택자는 약 19억 원 수준)의 고가주택에 대해서는 현행 종부세율(0.5%)을 유지한다. 주택분 종부세 납부자 중 91%는 세율인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비사업용토지(종합합산토지)에 대해서는 0.25%에서 1% 포인트까지 세율이 오르지만, 상가나 빌딩 공장 부지 같은 별도합산토지에 대한 세율은 인상되지 않고 현행 유지된다.
정부는 상가의 세 부담이 커질 경우,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제 활동과 관련한 세부담은 최소화하도록 개편안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2022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중이 2015년 기준 0.8%에서 1%수준으로 상승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1%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오는 25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거쳐 종부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정기국회에 제출,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글=김창규 기자(rlaqudgj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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