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정상적인 보험금 청구 시 보험사는 청구 보험금을 모두 지급해야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정한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감액하는 등 치료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2017년 7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본인부담상한제’ 관련 소비자상담은 총 62건으로, 지난해에는 2014년 대비 23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보험사가 본인부담상한액을 임의로 산정하여 청구 보험금을 삭감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등 지급을 제한한 경우가 53.2%(33건)로 가장 많았고, 기지급한 보험금의 반환(환수)을 요구한 경우 38.7%(24건), 동의서(반환 각서)를 작성 받고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 8.1%(5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상담 62건 중 25.8%(16건)는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 제정 이전에 체결된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급적용하여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손보협회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비교공시’ 대상 보험사(총 24개) 중 자료를 제출한 20개사의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1개사를 제외한 모든 보험사가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개 중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실태를 관리하고 있는 보험사는 8개(40.0%)에 불과했고, 이들 보험사가 최근 3년 6개월간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한 경우는 총 2만1,949건으로, 전년도에는 2014년 대비 3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료제출 보험사의 65.0%(13개)는 소비자에게 건강·장기요양보험료 납부확인서 제출 요구 등의 방식으로 본인부담상한액을 추정하여 보험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았고, 30.0%(6개)는 최고상한액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산정하는 등 보험사마다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시기와 방법이 모두 제각각인 것으로 분석됐다.
본인부담상한제가 고액(만성)·중증질환으로 인한 가계부담 경감을 위해 도입 된 점, 실손의료보험료가 개인소득에 따라 차등 책정되지 않는 점, 동일한 계약조건하에서의 보험금은 형평성 있게 지급되어야 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실손의료보험에서의 본인부담상한제 적용은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본인부담상한제 도입 취지와 취약계층 소비자 권익보호 등을 고려하여 실손의료보험이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본인부담상한제의 적절한 운용방안을 강구할 것을 관계부처에 건의하고 보험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실손의료보험금 지급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글=안경희 기자(jyounh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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