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상태인 장기요양기관의 부당청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막을 현지조사는 기관당 18년에 1회 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기요양기관 현지조사 대상기관 중 부당청구기관 적발비율은 2014년 72.2%, 2015년 75.3%, 2016년 71.0%로 매년 70%가 넘었다. 10곳 중 7곳이 부당청구를 하는 사이 부당청구액도 2014년 178억 원에서 2016년 236억 원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조사대상 기관수가 전체 장기요양기관의 5.8%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장기요양기관 1만8,363개 중 현지조사 대상기관은 1,071개뿐이었다. 단순 계산하면 18년에 1회 꼴로 조사받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조사에서 부당청구가 적발된 기관들조차 반성하기는커녕 운이 없어 걸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실제로 건보공단은 이미 한번 조사를 받았던 기관을 다시 재조사할 여력이 없다.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조사받지 않은 기관도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1만4,086개나 된다.
오제세 의원은 “장기요양기관들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부당청구금액이 급증하고 있다”며, “현 조사인력과 조사방식으로는 만연한 부당청구를 예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 의원은 “부당청구를 줄이기 위해서는 3년 단위로 정기적인 현지조사가 실시되어야 한다”면서, “건보공단의 현지조사 인력을 현재의 3.7배로 올리는 등의 현실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포괄수가제로 지불되는 장기요양기관 급여시스템상 부당청구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대면조사가 필수적이다. 현지조사제도가 시행된 이래 부당 청구된 유형은 종사자배치기준 위반, 허위청구가 연평균 63.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두 가지 유형은 대면조사를 하지 않고는 찾아낼 방법이 없다.
글=이충렬 기자(rlaqudgj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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