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시민의 레지오넬라증 예방을 위해 다중이용시설 냉각탑수 및 냉·온수 등 검사를 본격 실시한다. 서울시는 레지오넬라증이 매년 발생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4월 18일부터 9월까지 레지오넬라균의 주요 서식지인 다중이용시설 425개소의 냉각탑수 및 냉·온수 등 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는 기존 검사대상인 대형건물, 숙박시설, 목욕탕과 더불어 개정된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검사대상을 확대해 올해부터 지하철, 집단급식소, 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 5종 추가 검사를 실시한다. 추가 검사대상의 선정 기준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4조(소독을 해야 하는 시설)에 해당한다. 특히 지하철의 경우 지난해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자체 검사를 실시한 후 질병관리본부에 ‘레지오넬라증 관리 지침상 지하철 냉각탑 검사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 올해부터 지하철이 정기 검사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시는 지난해 7월 지하철 역사 총 15개소를 시범사업으로 검사, 2개소 부적합 판정이 나와 소독 후 재검사를 실시했다. 이에 시는 정부에 레지오넬라증의 선제적인 차단을 위해 지하철 등을 검사대상에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시는 검사대상 총 12종 시설의 냉각탑수, 수돗물 저수조, 병원 내 화장실·샤워기의 냉·온수를 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다. 검사결과 기준을 초과한 시설에 대해서는 해당 건물 관리자에게 청소와 소독 등 예방관리를 위한 위생 지도를 실시하고 재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373곳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총 932건을 검사, 레지오넬라균이 84건 검출돼 청소와 소독 등 시정조치를 거쳐 재검사한 바 있다. 특히 시는 올해 검사대상 시설 선정시 최근 2년간 부적합 시설을 우선순위로 포함해 검사할 예정이다.
레지오넬라증은 주로 대형건물의 냉각탑수, 온수시설 샤워기 등 따뜻하고 오염된 물속의 균이 비말 형태로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감염된다. 주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 만성 폐질환자, 흡연자 등에게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균에 감염되면 독감과 폐렴에 걸린다. 보통 발열, 오한, 마른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 간 전파는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지오넬라증은 조기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치사율이 15~20%에 달할 수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레지오넬라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의료기관은 레지오넬라증 환자 진료 시, 관할 보건소로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시는 대중 목욕시설의 물은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하기 쉬운 온도(25~45℃)이며 많은 사람이 이용하면서 소독제 농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대형목욕탕과 찜질방 등을 조사한 결과 레지오넬라균 검출률은 12.5%(잠정)였다. 최근 일본 히로시마현 온천에서 40여 명이 레지오넬라 집단 폐렴에 걸려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위중한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나백주 서울특별시 시민건강국장은 “대형목욕탕, 찜질방 등 레지오넬라균이 증식이 쉬운 목욕장의 환경 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면서 “지하철도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이용하는 만큼 예방에 더욱 힘을 기울여 감염병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남정식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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