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한번 이상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성인의 15.4%는 평생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4월 12일 발표한 주요 정신질환의 유병률, 의료서비스 이용 현황 등에 관한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17개 정신질환에 대해 조사된 정신질환 평생유병률은 25.4%(남 28.8%, 여 21.9%)로,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번 이상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 일 년 간 한 번 이상 정신질환에 이환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1년유병률은 11.9%(남 12.2%, 여 11.5%)로, 지난 1년 간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한 사람은 470만 명으로 추산했다.
주요 정신질환별 조사 결과를 보면 기분장애의 대표 질환인 주요우울장애(우울증) 평생유병률은 5.0%로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았다. 1년유병률은 1.5%로, 지난 1년 간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은 61만 명으로 추산했다. 불안장애 평생유병률은 9.3%, 1년유병률 5.7%로, 지난 1년 간 불안장애를 경험한 사람은 224만 명으로 추산됐다.
망상이나 환각, 현실에 대한 판단력 저하로 사회적, 직업적 또는 학업적 영역에서 적응에 상당한 문제를 겪는 상태인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평생유병률은 0.5%로 나타났으며 지역사회에서 1년간 조현병 스펙트럼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6만3,000명, 입원·입소해 있는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환자 수는 5만 명 등 총 11만3,000명으로 추산된다.
또한, 평생 한 번이라도 조현병 증상(환청, 환시, 조정망상, 피해망상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약 1.8%로 나타났으며 그 수는 71만 명으로 추정했다. 알코올 의존(내성과 금단증상)과 남용(내성과 금단증상 없으나 일상생활에 부적응 발생)이 포함된 알코올 사용장애 평생유병률은 12.2%로 남성이 여성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과다하게 오랫동안 니코틴을 사용하여, 사용을 중단하거나 줄였을 때 인지적, 신체적, 행동적인 부적응 증상이 나타나는 니코틴 사용장애 평생유병률은 6.0%(남 10.6%, 여 1.4%), 일년유병률은 2.5%(남 4.5%, 여 0.6%)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7배 이상 높았다. 지난 일 년 간 니코틴 사용장애 추정환자는 100만 명이다.
성인의 15.4%는 평생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며, 3.0%는 자살을 계획하고, 2.4%는 자살을 시도했으며 지난 1년 간 성인의 2.9%가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고, 0.4%가 자살을 계획하며, 0.1%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 생각자의 50.1%, 자살 계획자의 68.7%, 자살시도자의 75.1%가 평생 한번 이상 정신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정신질환 유병률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정신질환 전체 평생유병률은 2011년 대비 0.8% 감소하였고, 1년 유병률은 2011년 대비 2.6% 감소했다.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실태를 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와 상의한 적이 있는’ 경우가 전체의 9.6%로 2011년의 7.0%에 비해 약 2.6% 증가했다.
또한, 평생 동안 정신질환을 경험한 국민 중 22.2%만이 정신과 의사 등에게 정신건강 문제를 의논하거나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2011년의 15.3%에 비해 6.9% 증가했다. 그러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은 미국 43.1%(2015년), 캐나다 46.5%(2014년), 호주 34.9%(2009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정신보건법에 근거해 2001년 처음으로 실시한 이후 2006년, 2011년에 이은 네 번째 조사로 2016년 7월부터 11월까지 삼성서울병원을 통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한편 정부는 우울증·조현병 등 정신건강 문제의 사전 예방과 조기관리 강화를 위해 지난해 2월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또한, 같은 해 5월 정신보건법을 전면 개정해 국민 정신건강 증진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어 올해 정신건강증진센터를 16개소 신설(전국 241개소)해 정신건강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정신의료기관이 부족하여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지역에는 정신보건 전문가가 직접 찾아가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조사결과와 지난 해 수립한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바탕으로 정신건강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 홍진표 교수는 “전반적으로 정신질환 유병률이 감소추세인 것은 정신건강 서비스의 이용률 증가로 인한 예방이나 조기치료의 효과 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이 적어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과 서비스 접근성 확보 등 정책적 노력이 계속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남정식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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