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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불청객 춘곤증 물리치는 삼박자 관리법

휴식·영양 공급·운동…평소보다 많은 비타민 섭취해야

입력 2017년03월24일 19시38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봄이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 춘곤증이 달갑지 않다. 춘곤증은 졸음과 피로부터 식욕부진, 소화불량, 두통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 간단한 생활의 변화로 춘곤증을 해소하고 활기찬 생활을 유지하자.

 

직장인 김은지(33) 씨는 요즘 업무 중 꾸벅꾸벅 졸음이 쏟아진다. 잠을 쫓기 위해 커피만 두잔째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도통 집중할 수가 없다. 점심시간에도 평소답지 않게 입맛이 없다. 봄이 되면 찾아오는 춘곤증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봄철이면 춘곤증을 호소한다. 이유 없이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지거나 아픈 데도 없는데 몸이 나른하고 식욕이 떨어진다면 춘곤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심한 경우 소화불량, 현기증, 두통 등의 증세도 나타난다.

 

춘곤증은 병이 아니라 증상이다. ‘계절성 피로감’, ‘봄철 피로 증후군이 공식 명칭이다. 겨울철 움츠렸던 몸이 봄철 따뜻한 날씨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일시적 증상이다. 하지만 춘곤증 때문에 일상생활에 곤란을 겪기도 한다. 활동량이 늘어나는 이 시기, 우리 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춘곤증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휴식, 영양 공급, 운동 삼박자의 균형이다.

 

우선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하루 7~8시간씩 충분히 자는 것이 좋다. 낮에 졸음을 참기 힘들다면 낮잠을 15분 정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잠을 쫓는다고 커피를 자주 마시는 것은 일시적인 각성 효과는 있지만 오히려 피로가 쌓이게 된다. 음주, 흡연도 피로 회복에 역효과다. 주중에 쌓인 피로를 푼다고 주말이나 휴일에 잠을 몰아 자는 것도 증상을 악화시킬 뿐이다.

 

봄이 되면 평소보다 많은 비타민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비타민 B1과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자. 향긋한 봄나물은 봄철 입맛을 살려주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면서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무기질 등을 공급해 춘곤증을 이기는 데 도움을 준다.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춘곤증을 예방하고 이겨내기 위해선 봄철 늘어난 활동량에 맞춰 비타민, 단백질 등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봄나물은 필수 영양소를 보충해주면서 약간 쓴맛으로 소화력을 도와줘 춘곤증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때 맵고 짠 음식은 피해야 한다. 허 원장은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강한 각성으로 졸음을 쫓을지 모르나 이후 더 심한 졸음을 유발하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냉이는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비타민 B1,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 A가 함유되어 있는 냉이는 피로를 풀어주고 춘곤증을 이기는 데 효과적이다. 쑥도 좋다. 피를 맑게 한다고 알려진 쑥은 혈액순환, 살균 등의 효과가 있다. 또 더러운 피를 정화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도 있어 봄철 황사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알싸한 맛이 특징인 달래는 정신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취하게 도와준다. 달래를 생채로 먹을 경우 조리 시 파괴되는 비타민 C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비타민이 가득한 붉은 열매도 자주 섭취하자. 딸기와 방울토마토 같은 과일은 활성산소 제거에 탁월한 역할을 하므로 피로와 춘곤증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생미역, 파래, , 톳 등 해조류와 생선류, 조개류, 육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효과적이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직장인이라면 간단한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머리를 옆으로 구부리고 손을 귀 뒤로 가져가 당기면서 5초간 유지하거나, 양손으로 머리 뒤를 누르며 고개를 숙인 채 5초간 유지하는 간단한 동작은 큰 도움이 된다. 또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뱉는 심호흡도 정신 집중과 심신 안정에 좋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산책도 긴장된 근육을 푸는 데 효과적이다.

 

봄철 춘곤증을 가장 경계해야 할 사람은 운전자다. 춘곤증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 춘곤증으로 인한 졸음운전 사고가 평소보다 늘어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고속도로 교통사고 중 봄철(3~5) 졸음운전 사고가 604건으로 겨울철(12~2) 554건보다 9% 많았다. 봄철 차량 내 온도가 올라가고 황사나 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환기에 소홀하다 보니 차량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 운전 중에 더 잠이 쏟아진다. 춘곤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졸음운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잠시 차를 세워 환기를 하고 쉬어가는 것이 상책이다.

 

졸음이 올 때 지압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허정원 원장은 머리 뒤쪽 두개골과 목뼈가 만나는 부위의 움푹 들어간 곳에 있는 풍부혈, 여기서 양쪽 귓불 쪽으로 1.5cm 떨어진 풍지혈, 양쪽 눈썹 바깥쪽에 있는 태양혈을 지압하면 머리를 맑게 해줘 졸음을 쫓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식후 졸림에는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사이의 합곡혈을 자주 눌러주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춘곤증은 봄철의 일시적 증상이다. 운동이 부족한 사람이나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춘곤증이 더 심하게 나타날 것이다. 대개 1~3주면 사라지지만 그 이상 지속된다면 증상이 아닌 일 수 있다. 특히 눈과 머리가 쉽게 피로해진다면 간염, 갑상선 질환, 빈혈 등이 의심되므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남정식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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