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을 하면서 힘들어하던 분들이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면 제 마음이 따뜻해져요. 그 웃는 모습이 다시 보고 싶어서 봉사활동을 멈출 수가 없어요.”
경기 양주시에 살고 있는 서재원(53) 씨는 “인생의 행복이 봉사활동에 있다”고 말할 만큼 봉사활동을 사랑한다. 서 씨는 가죽 원단을 수출하는 회사인 ㈜하나의 대표로 20년 동안 회사를 운영해오면서 봉사활동과 기부활동을 한 번도 쉬지 않았다. 특히 2013년도에는 양주시 1호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등극하며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 공동체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고액 기부자 클럽으로, 1억 원 이상을 완납한 개인과 5년 이내 1억 원 이상을 납부하기로 약정한 개인이 회원으로 등록된다.
힘들어하던 사람들이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면 봉사활동을 멈출 수 없다는 서재원 씨.
서 씨가 기부와 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한 것은 회사의 직원들 때문이었다. 가죽 원단 생산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그런 직원들의 모습이 언제부턴가 서 씨의 눈앞에 자꾸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이후 서 씨는 직원들의 생활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고, 우선적으로 급여 지급방식을 바꿨다.
“직원들이 생산직에서 일하다 보니 월급을 봉투에 두둑하게 받아가는 것을 선호했어요. 하지만 집에 가는 길에 술을 마시는 등 다른 데 먼저 쓰고, 나머지 돈만 집에 가져다주니 돈이 모이기가 어렵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전 직원에게 통장으로 월급을 넣어주기 시작했고, 차츰 직원들이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로 몇몇 직원 부인들이 찾아와 ‘급여가 꼬박꼬박 들어오니 생활이 안정돼 좋다. 감사하다’고하더라고요.”
가난한 환경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직원의 자녀들과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야간대학을 다니는 직원들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했다. 직원들에게 청약통장을 만들어주기도 했고, 착실하게 돈을 모아 집을 마련하는 경우엔 냉장고와 TV 등을 축하 선물로 주었다.
“저는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는 방법이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직원 자녀들에게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학비를 대주었죠. 그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받고 자라야 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직원들과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시작된 서재원 씨의 봉사활동 모습.
직원복지에 대한 관심은 어느새 양주시 지역으로 확대됐다. 1년에 몇 차례씩 직원 자녀들과 함께 지역의 경로당과 보육원을 찾아가 기부와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다니기 시작한 직원들은 서 씨를 만날 때마다 “무척 감사한 경험이었다”, “보육원을 다녀온 우리 아들이 갑자기 공부를 열심히 한다”,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소홀히 했는데, 내 아이를 세심하게 살피는 계기가 됐다” 등의 다양한 인사를 건넸다.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고 싶어서 자청한 일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직원들과 서 씨에게 감사함으로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나누는 삶에 대한 서 씨의 철학 덕분인지 회사는 늘 밝고 활기가 넘쳤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회사가 ‘착한 기업’이라고 입소문까지 나 있다.
“한 번은 해외 거래처분들이 회사를 방문했는데, 입구 쪽에 세워져 있는 봉사 관련 상장들을 보면서 ‘너무 놀랍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사회에 봉사를 많이 하는 기업과 함께 일하게 돼서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하더군요. 무척 뿌듯했죠.”
서 씨는 2002년부터 국제라이온스클럽에 가입해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아이들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아이들도 행복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제라이온스클럽을 통해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있는 한인학교 지원도 시작했다.
이후 2013년에는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해 매달 200만 원씩 1억 원 이상이 될 때까지 약정납부로 기부를 하고 있다. 서 씨의 부인도 아너 소사이어티에 1년에 2,000만 원씩 기부하면서 양주시 아너 소사이어티 2호 회원이 됐다. 서 씨는 아너 소사이어티를 통해서도 특히 양주시 거주 어린이들에게 지원금이 전달될 수 있도록 지정기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는 아이들이 잘 자라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회사 직원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아이들, 더 나아가 세계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걱정 없이 뛰어놀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20년 동안 봉사와 기부를 끊임없이 실천해온 덕분인지 그의 삶은 한층 더 풍요롭고 여유로워졌다. 서 씨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몸도 건강해지고, 무엇을 하든지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등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며 “돈이 생기면 봉사활동과 기부금에 쓸돈을 가장 먼저 떼어놓고, 나머지로 생활비를 쓴다”고 말했다.
“소망이 있다면 죽음 앞에 선 날 사랑하는 아들이 이렇게 말해주는 거예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바로 아빠야. 우리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멋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