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의 최고봉 치악산국립공원
차령산맥의 한 봉우리인 치악산은 최고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1,000m가 넘는 봉우리가 병풍처럼 남북으로 걸쳐져 대표적인 경관지를 형성한다. 이렇게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치악산국립공원은 강원권의 교통 요지인 원주시에 인접해 있을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치악산은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는데, 특히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이 장관이다. 꿩을 구해준 나그네가 그 꿩의 보은으로 위기에서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 때문에 치악산(雉岳山)으로 바뀌기는했지만, 본래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적악산(赤嶽山)으로 불렸다는 사실에서 가을 치악산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구룡사에서 세렴폭포까지 계곡을 따라 걷는 3km(2시간 소요) 구간에서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산세가 웅장하고 풍경이 아름다운 치악산에는 구룡사를 비롯해 상원사, 석경사, 영원사 등 7개 사찰이 위치해 찬란했던 불교문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전쟁 유적지인 영원산성과 우리나라의 대표적 온대림으로 보존되고 있는 성남리 성황림(천연기념물 제93호) 등의 문화자원이 있다.
내장산성과 사찰 속 단풍 절경 내장산국립공원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워 예부터 조선 8경의 하나로 꼽힌 내장산은 ‘호남의 금강’이라고도 불린다. 원래 본사 영은사의 이름을 따서 영은산이라 불리었으나 산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하여 내장산(內藏山)이라고 불리게 됐다. 1971년 지정된 내장산국립공원은 내장산을 비롯해 남쪽으로 이어진 백암사, 내장사, 백양사 등 유서 깊은 사찰과, 전봉준 장군이 체포되기 전 마지막으로 거쳐 간 입암산성을 아우른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답게 참나무, 단풍나무, 층층나무 등 낙엽활엽수림이 주종을 이룬다. 정읍시와 내장산국립공원이 공동으로 조성한 내장산 단풍생태공원에는 세계 20여종의 단풍나무과 수목이 식재돼 있는 세계단풍원, 멸종위기식물원, 단풍나무를 테마로 한 전시관과 편백나무 향을 맡으며 체험할 수 있는 네이처센터 학습관 등이 마련돼 있다. 임진왜란 때 병사들이 쌓았다는 동구리 골짜기의 내장산성이 있으며 금선폭포, 신선문, 기름바위 등도 잘 알려져 있다. 등산로는 능선 일주 코스와 백양사까지의 도보 코스가 주로 이용된다. 등산을 하지 않더라도 내장산 매표소와 우화정을 지나 단풍터널을 만날 수 있다.
사람도 붉게 물들인다는 피아골 단풍 지리산국립공원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은 22개 국립공원 중 가장 넓은(483.022km²) 산악형 국립공원이다. 경남 하동, 함양, 산청과 전남 구례, 전북 남원 등3개 도에 걸쳐 있는 만큼 풍부한 동식물과 유적지를 자랑한다. 이렇게 넉넉한 지리산의 웅장하고 아늑한 산세는 영·호남의 지붕으로서 이 지역 사람들의삶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만수천에서 엄천강, 낙동강까지 이어지며, 남쪽으로는 섬진강이 흐른다.
무엇보다 산과 물, 그 가운데 선 사람까지도 붉게 물든다는 ‘삼홍(三紅)의 명소’ 피아골의 단풍은 가을 지리산의 백미. 연곡사에서 시작해 피아골 삼거리까지 약 8.8km 구간에서 단풍을 즐길 수있다. 난이도가 평이한 코스를 찾는다면 성삼재주차장에서 노고단고개까지 이어지는 노고단 코스를 추천할 만하다. 편도 4.7km 구간의 짧은 코스지만 섬진강 줄기와 함께 등산로 곳곳에 물든 붉은 단풍을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 이 밖에 지리산 뱀사골 입구에서 천년송까지 이어지는 약 2.5km 구간에서는 지리산의 비경과 뱀사골 단풍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계곡과 단풍이 조화를 이루는 반선~화개재, 육모정~구룡폭포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억새풀과 단풍의 만남 무등산국립공원
광주와 전남 담양군, 화순군의 경계에 있는 무등산은주변 지역주민들의 앞마당 같은 쉼터다. 가을철에는 규봉암의 단풍과 장불재, 백마능선의 억새풀이 절경을 이루며, 겨울에는 설화와 빙화가 일품이다. 무등산국립공원은 1972년 지정된 도립공원으로 면적이 약 30.23km² (광주 27.03km²)에 달한다. 산기슭의 증심사를 기점으로 출발해 두어 시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해양·도서·육지가 만들어낸 늦가을 정취 한려해상국립공원
지난해 방문객 수가 가장 많았던 국립공원으로 뽑힌 한려해상국립공원은 해양과 도서, 육지가 빚어내는 아기자기한 지형 경관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이곳의 유일한 산악공원인 금산에서는 늦가을까지 단풍을 즐길 수 있다. 금산의 기암괴석과 남쪽 봉우리에 있는 국내 3대 기도처 보리암도 빼놓을 수 없다. 보리암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의 늦가을 풍경과 오색 단풍이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다.